전자 수출량 24~47%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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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인한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9일 이후 현재까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약 2억2천만달러(약 2천6백40억원)의 운송 및 선적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국내 전체 수출 중 각각 37.4%와 3.5%를 차지하는 부산항.광양항의 수출비중과 최근의 반출입 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산자부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하루에 1억9천만달러(2천2백80억원)가량의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부산항의 수출입 화물 처리는 12일 오전 현재 26.4%로 떨어졌고, 장치율(야적상황)도 77.7%에 이르는 등 부산항 8개 부두의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업체들은 당장 수출품을 배에 싣지 못한데서 오는 피해 뿐만 아니라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발생할 계약위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9일부터 하루에 20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백20개씩 운송차질을 빚은 타이어업체들은 약 5백만달러(약 60억원)가량의 수출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바이어와의 신뢰관계에 금이 가는 것"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관계자는 "15일까지 정상화가 안되면 손해를 보더라도 비행기 등 다른 운송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미 정상 때보다 출하량이 24~47%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은 한때 비행기로 운송을 검토했으나 운송비가 배로 보내는 것보다 7배나 비싸기 때문에 포기한 상태다.

지금처럼 만든 물건을 배에 싣지 못하고 공장 등에 야적하면 비.눈.바람 등의 영향으로 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업체들은 전전긍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이승창 상무는 "지난주 말부터 수출물량이 묶여 현재 공장에 야적 중인데 며칠 내로 수출품을 보내지 못하면 바이어와의 관계에 금이 갈 수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에서 생산한 냉장고 중 계약기간이 코앞에 닥친 긴급한 제품 일부를 기차편으로 부산항으로 보내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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