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으로 끝난-금융가 「별자리」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6개시 은을 비롯한 은행들의 2월 정기주총이 모두 끝났다. 시은 민영화 후 처음 열린 이번 주총은 「자율인사」의 테스트 케이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으나 결과는 「소폭인사」로 끝났다. 지난해 10월 이후 금융가에 인사선풍을 몰고 왔던 9개 신규단자의 임원스카우트전도 최근 막차를 탄 태평양투금의 개점을 끝으로 잠잠해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오는 8월에 열릴 각행 임시 주총에서의 임원 선임을 놓고 「2월 소폭· 8월 대폭」설이 나돌고 있다. 올해 금융가의 2월 인사를 결산하고 다가올 8월 인사를 점쳐본다.
은행임원을 금융가의「별」이라 부른다.
요즘 들어 그 「별빛」은 많이 퇴색했지만 금융기관의 임원이 되기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입행 후 별탈 없이 20∼25년을 지내고 그 능력을 인정받으면 비로소 A급 지점장(대개 명동·남산·광화문지점장 또는 본점영업부장)으로 발령 받거나 본점주요부서장 (심사부장·자금부장·기획 조사부장 등)을 맡게되고 이같은 「예비임원」들 중에서도 소수만이 연공서열·업무추진능력·대인관계 등에 따라 임원이 된다. 물론 율산파동·이-장 사건같은 「복병」과도 만나지 말아야하고 승진연한이 됐을때 마춤한 웃자리가 비는 운도 따라야 한다.
올해도 각 은행의 「새별」들은 거의가 A급 지점장 또는 노른자위 부장출신들이다.
이번에 별을 딴 제일은행의 이성규 이사와 서울신탁은행의 송한청 상무가 다같이 심사1부장 출신이고 역시 서울신탁의 손홍균 이사는 명동지점장에서 곧바로 이사로 승진한 케이스. 이밖에 상은 김추규 이사(국제부장), 한일은 윤정순 이사(영업부장), 신탁은 최갑윤 이사 (증권부장)등 나머지 신임 임원들도 모두가 핵심부서 출신들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렇듯 올해 2월 주총을 통해 등장한 금융계의 새 별들이 불과 6명선에 그쳤고 또한 「성좌」에서 물러난 임원들도 제일은 이석구 상무(중임), 신탁은 이중호 감사(초임)·한동석 상무(중임), 상업은 김용섭 상무(초임)등 불과 4명 선에 그친 것은 처음부터 2월 임기만료임원의 수가 몇되지 않았기 때문. 또 처음으로 인사대권을 행사하게된 각 행장들 사이에 『8월 인사는 앞당겨 하지 말고 그때 가서 임시 주총을 열어 하기로 하고 이번엔 소폭인사로 끝내자』는 식의 의견조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항상 조용하지만 않은 것이 인사라 신탁은행과 서울은행출신들이 섞여 인사 때마다 홍역을 치르는 서울신탁은은 이번에도 투서소동이 나는 등 잡음 끝에 당초 내정됐던 인사가 마지막 단계에서 바뀌었다는 후문도 있다.
한편 은행당 평균2∼3명식의 임원이 임기 만료되는 오는 8월의 금융계인사에도 벌써부터 깊은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다.
6개 시은을 합쳐 10명의 임원들이 임기가 만료되지만 모두 초임들이라 인사 폭이 의의로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8월이면 김용운 서울신탁은행장, 이필선 제일은행장, 안영복 한일은행장 등 3명의 행장이 역시 초임 임기를 다한다. 금융계에선 이중 l명쯤은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들을 하고있다.
한편 10개 지방은행 중 올2월에 임기가 만료된 3개 지방은행장들은 전원이 유임, 이렇다할 인사바람이 없었고 특히 이태승 강원은행장은 올해로 3번째 연임, 보기 드문 「장수행장」이 됐다.
한편 단자업계는 작년2월에 있었던 기존7개 단자 회사의 대폭적인 세대교체이후 최근 9개 신규회사 설립까지 끝남에 따라 임원진 구성이 모두 끝났다.
신규단자회사 사장은 9개사중 태평양투금을 제외한 8개회사가 모두 은행에서 영입된 케이스. 부사장·전무급에는 회사형편에 따라 대주주축에서 파견한 경우와 기존단자회사 또는 은행 출신등으로 대별된다.
기존단자회사의 경우 오는 8월로 임기가 끝나는 김영덕 서울투금사장이 지난 23일 퇴진, 부사장 권경수씨에게 앞당겨 바통을 넘겨주고 고문자리로 물러났다.
신규단자의 임원구성을 보면 은행출신 18명, 기존단자출신 12명, 기업출신 6명 등이다. <김수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