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된 백두대간 금강송 유전자로 후계목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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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과학원 직원이 강릉시 왕산면 칠성산 정상의 소나무에서 유전자 보전 작업을 펴고 있다.[연합]

백두대간에서 450여년간 풍상을 견디며 살아온 금강소나무에 대한 후계목 육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하 산림종자연구소 강릉지소는 12일 "이 금강소나무의 나이가 고령인데다 산불에 피해를 입는 상태여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고사(枯死)에 대비해 유전자 보전을 통한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칠성산 해발 약 1000m 지점에서 발견된 이 소나무는 껍질이 붉은 색을 띄고 있으며 높이 16m, 둘레 3m, 직경 1m 크기로 수령이 45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소나무는 발견 당시 밑둥이가 산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데다 한쪽 가지 마저 잃은 상태여서 언제 생명력을 잃을지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 산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산림종자연구소 강릉지소는 지난달 이 소나무에서 순을 채취한뒤 7일 동부지방산림관리청 정선양묘사업소에서 키우고 있는 2년생 소나무 157그루에 접목해 키우고 있다.

이들 어린 소나무는 노송의 혈통과 형질을 그대로 이어받는 등 동일한 개체로 자라게 된다.

예컨대 노송의 복제 소나무를 육성하는 셈이다.

산림종자연구소 강릉지소는 이들 어린 소나무들을 양묘장에 1~2년 정도 키운뒤 노송의 후계목으로 현지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

이 나무들은 종자 나무로서 혈통.종자생산 등에 있어 노송과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백두대간에 걸맞는 울창한 소나무 숲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 강릉지소 관계자는 "백두대간을 묵묵히 지켜온 노송의 혈통을 계속 이어주기 위해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노송 주변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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