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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 구리+주석, 납-양성자…금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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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연금술이란 무엇일까? 옛사람들은 땅속에 묻혀 있는 수은(Hg)이나 납(Pb)과 같은 하찮은 금속이 수천 년에 걸쳐서 성장하면 은(Ag)이나 금(Au)이 된다고 믿었다. 그 성장의 원리를 응용하여 직접 은과 금을 만들려고 했던 기술이 바로 연금술이다. 대표적인 합리주의 철학자인 데카르트와 근대 과학의 기초를 세운 아이작 뉴턴도 연금술에 매달린 과학자들이다.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에 최고의 학자들이 연금술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일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19세기의 시작과 함께 돌턴의 원자설과 아보가드로의 분자 개념이 성립됨으로써 연금술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1919년 러더퍼드가 알파 입자로 질소 원자를 붕괴시킨 이후 핵물리학의 발전은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 한 원소가 다른 원소로 바뀌는 원소의 변성은 흔한 일이 됐으며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원소도 만들어졌다. 어떤 조작으로 원자핵의 구성이 바뀌면 다른 원소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금(Pt)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금 원자가 만들어진다. 또 원자번호 29번인 구리(Cu)와 원자번호 50번인 주석(Sn)의 원자핵을 융합시키면 양성자수가 79가 되어 금이 만들어진다. 중세 연금술의 주원료였던 납(Pb)의 양성자 수는 82개이다. 따라서 납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세 개만 제거하면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연금술 졸부' 등장 소식을 들을 수 없는 것일까? 문제는 경제성이다. 납이나 구리 등에 중성자.양성자를 집어 넣거나 빼내려면 거대한 입자가속기가 필요하고 그 운영비도 엄청나다. 그러나 거기서 만들 수 있는 금의 양은 아직까지는 보잘것없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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