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력 없는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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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휴일 및 여가에 대한 개인의 권리와 관광(여행)의 자유는 각국의 실정법적인 보장에 의거, 인간의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80년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UN산하 세계 관광기구(WTO)주최 세계 관광회의의 선언이다.
2차 대전 이후 급격히 대중화한 관광 여행은 이재「또 하나의 기본권」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여가의 증대, 교통수단의 발달, 삶의 가치관 변화, 탈 문명의 충동, 매스컴의 기능증대 등 여러 요소가 서로 삼승의 역할을 미치면서 전 지구촌의 사람들은「미지의 세계」를 찾아 너도나도 여행을 떠나고 그 결과 세계는 더 좁아지고 자연스럽게 세계 시민의 공감대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 요즘의 동향이다.
WTO의 통계에 따르면 81년 한해 전세계에서는 2억9천만명이 관광여행을 했다. 그들이 쓴 돈은 1천60억달러.
1960년에 비하면 인원은 4·2배, 관광지출을 15·4배가 늘었다.
이같은 관광객과 관광달러의 놀라운 증가는 많은 나라에서 관광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81년 1천만명이상 관광객이 몰린 나라만도 프랑스(3천1백80만명) , 미국(2천7백만명), 스페인 (2천3백80만명), 이탈리아(2천만명), 오스트리아(1천4백24만 명), 캐나다(1천3백만명), 서독(1천1백60만명), 영국(1천1백42만명), 헝가리(1천45만명) 등 9 나라나 된다. 이들 관광객들로부터 미국은 1백22억 달러, 프랑스는 72억 달러 스페인은 67억 달러, 이탈리아는 75억5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작년에 우리 나라가 기를 쓰고 수출한 1백20억 달러쯤은 미국은 앉아서 번 셈이다.
관광 수입은 어느 산업보다 그 가득액이 높은 것이 또한 특징이다. 버는 대로 남는「알짜 수입」이다. 모든 나라들이 관광객 유치와 관광수입 증대에 거국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경제적인 이득과 함께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선전하고 국가의 이미지를 심는데 관광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그런 외래 관광객이 우리 나라는 80년대 들어 늘지를 않는다. 78년 1백만명 돌파를 고비로 그 이전 한해 30%를 넘던 증가율이 2%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져 5년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홍콩·태국·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계속 빠론 속도로 발전, 2백만명 선을 넘어선데 반해 우리만 1백만명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세계 20위권 안쪽에 있는 우리 국력에 비추어 보더라도 세계40위, 동아시아 6위의 관광 수준은 많이 뒤진 것임에 틀림없다.
여러 요인과·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겠으나 요체는 우리 나라를「매력있는 나라」로 인식시키는 일이 아닐까. 선전·훔홍·판촉전략의 전환과 함께 그같은 선전홍보에 걸맞게 우리 나라를「매력있는 나라」로 만드는 일에 모두가 정성을 쏟아야할 것 같다.<문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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