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심판 1천회 이홍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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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느덧 심판을 본지도 20년이 넘었군요. 하긴 외손자만도 4명이나 두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20일로 한국배구사상 최초로 심판기록 1천회(주·부심판)를 맞게되는 이홍진씨(54·경기도 강화군강화읍신문리555)는 9백98회째로 18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신춘전국남녀실업배구연맹전 남자부리그 금성-웅비전의 주심을 맡아본후 『정말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라며 흥분을 가누지 못했다.
『다만 후배심판들에게 하나의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용기를 내본것뿐인데….』
깔끔한 용모, 세련된 매너로 배구인들간엔 곧잘 『강화도령』의 애칭으로 불리고있는 이씨가 처음 배구심판길에 발을 딛기는 62년3윌, 춘계 전국남녀고교배구대회에서 부산남성여고-이화여고 경기의 부심을 맡아보면서였다.
이후 만1년만에 심판기록 1천회를 맞게 됐고, 국제대회만도 7차례나 파견, 57회의 주·부심을 맡았다.
특히 지난해10월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아르헨티나)에서 준결승전(소련-아르헨티나)의 주심을, 결승전(소련-브라질)의 부심을 각각 맡아본데 한국심판으로서의 강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배구심판은 먼저 자신에게 냉정해야하고 명확한 판결, 깨끗한 복장이 생명이라고 믿습니다.』
황해도 진남포 출신인 이씨는 14살때인 43년 진남포공립학교에서 선수로 활약하다가 51년 1·4후퇴때 월남, 현재의 강화에 정착하면서 강화여상코치를 6년간이나 맡았었다.
배구선배인 이재창씨(55·현 동국대불교대학장)의 권유로 배구심판으로 전향,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한국배구심판가운데 최고참으로 국제심판4기생(69년12윌자격취득). 1기생인 구연묵씨(57·천안전감독·미국이민)의 바로 후임인 셈이다.
부인 김옥방씨(48)와의 사이에 출가한 3자매등 2남4녀를 두고 있다.
배구협회는 이씨의 심판기록 1천회를 기념하여 간단한 기념식과 아울러 기념패를 마련, 전달키로 했다. <전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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