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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한가위특집] 그곳에 가면 눈도 배부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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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니 마음이 푸짐해진다. 대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희고 둥근 얼굴과 몸통이 조선 백자 같다. 배운성의 '가족'(사진)은 한가위 풍경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미술 100년'전에 나온 '가족'은 광복 60년 되는 해의 추석을 말없이 축하하고 있다.

10월 23일까지 계속되는'100년'전 1부는 1905년부터 59년까지의 한국 미술을 문화사회사적 측면에서 다섯 시기로 나눠 돌아봤다. '계몽과 항일 사이 1905~19' '신문화의 명암 1919~37' '모단에서 황민으로 1937~45' '광복과 분단 1945~53''냉전의 그늘 1953~59'다. 온 가족이 모인 명절에 함께 보기 좋은 전시라 할 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옛 시절을 회고하며 손자 손녀에게 추억과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과 함께 광고.사진.영화.건축.만화 등 1000여 점이 넘는 자료가 나와 미술이란 잣대로 역사를 돌아보고 사회를 생각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누드화인 김관호의 '해질녘', 한국 판화 1호인 최지원의 '걸인과 꽃'등 평소 보기 힘든 역사적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내 전시를 즐긴 뒤 야외 조각이 흩어져 있는 가을 풍경 속에서 가족 모임을 여는 맛도 좋겠다. 한복을 입고 가면 무료 입장이다. 02-2188-6000.

◆ 로댕갤러리='김홍주-이미지의 안과 밖'이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가녀린 세필로 털을 쌓듯 그린 그림은 노동과 시간이 만나 이룩한 회화로 눈길을 끈다. 주말에는 오전 11시, 오후 2시와 4시에 전시 작품 설명회가 열린다. 02-2259-7781.

◆ 덕수궁미술관='2005 올해의 작가'인 서세옥씨 회고전'과 중국 조선족 화가인 한락연(1898~1947)씨 특별전이 10월 30일까지 열린다. 조선 문인화의 전통을 현대적인 화풍으로 소화한 서씨의 작품, 중국의 한인화가로 고고학자이자 항일운동가로 평가받는 한락연 선생의 1930~40년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02-2022-0640.

◆ 한국불교미술박물관=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고 설명하던 티베트의 탱화 '탕카'전이 열리고 있다. 삶이 곧 수행이요 수련인 티베트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100여 점의 탕카를 한자리서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다. 2006년 2월 5일까지. 02-766-6000.

◆ 국립고궁박물관=조선 사람의 마음을 담은듯 둥글고 넉넉한 '백자 달항아리'전이 25일까지 개관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한가위 하늘에 뜬 달에 견줄만한 백자 대호 9점이 눈부시다. 02-3701-7500.

◆ 정동극장=17~18일 오후 8시 전통예술공연을 마련한다. 공연 전 윷놀이 경품행사.토정비결.장구체험 등의 이벤트에 이어 공연 후에는 극장 마당에서 행운의 떡을 나눠 먹고, 강강술래 놀이도 즐긴다. 한복을 입은 관객이나 3명 이상 가족, 외국인 근로자 단체 관객은 50% 할인. 02-751-1500.

◆ 국립극장=18일 오후 3시 문화광장에서는 가을축제'가을빛 은빛 신나라'가 펼쳐진다. 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해 올해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 참가작이었던 마셜 아트 퍼포먼스 '무무', 여성금관 5중주 및 현악 3중주, 아시아 전통민속공연, 동춘서커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또 베트남.방글라데시.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의 고유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알뜰 장터와 윷놀이.널뛰기.투호놀이.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02-2280-4115.

◆ 국립민속박물관=17일에는 가을 햇곡식으로 벌이는 '추석맞이 천신굿', 18일에는 조선 정조 때 완성된 18가지 병장무술인 '한국전통무예 18기' 공연이 펼쳐진다. 19일엔 황해도 지방에서 내려오는 '강령탈춤''강원도 아라리'등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국악 무대가 마련된다. 탈 만들기, 솟대 깎기, 어린이들의 옛 전통놀이 '승경도' '쌍륙' 등 체험 이벤트도 곁들였다. 02-3704-3109.

◆ 청담동 클럽 아구아=16일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젊은 세대를 위한 이색 공연이 열린다. 2005 국악축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퓨전국악 공연이다. 추석맞이 파티로 꾸며질 이날 공연에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클래지콰이 등이 출연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무대를 펼친다. 02-760-4696.

◆ 대학로 라이브 소극장=가수 데뷔 14년차, 10장의 정규 앨범을 낸 가수 박상민이 장기 소극장 공연 '박상민 Musicologie(음악학)'를 기획했다. 10월 9일까지 목.금.토.일요일.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 30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 30분. 이번 공연을 위해 '박상민 밴드'도 새로 조직했다. 전석 5만원. 1588-7890.

◆ 충무 아트홀 소극장=올 가을 7년 만의 리메이크 앨범 '라르고'를 내놓고 활동을 재개한 유열의 라이브 콘서트가 23~25일 열린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7시30분, 일요일 오후 5시. 1588-7890.

◆ 백암아트홀=목가적인 캐나다 재즈 뮤지션 '데니 크리스찬슨 재즈 섹스텟'이 내한해 28일 오후 7시 30분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준다. 백제예술대학 실용음악과가 캐나다 험버 칼리지의 교수진을 초청해 벌이는 공연과 세미나. 02-501-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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