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파주 어린이책잔치' 30일부터 신나는 열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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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영국 출신의 세계적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의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에서.

▶ 그림책의 선구자인 고 이우경 화백의 『흥부와 놀부』.

어린이 책은 '불황의 그늘'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어른용 책들이 영화.게임.인터넷 등 영상. 전자미디어에 밀려 '활자의 죽음'까지 논의되는 상황과는 다르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우리 학부모들의 특수성과 그림.영상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책에 접목하려는 출판사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2004년 '한국출판연감'에도 이런 추세는 뚜렷이 드러난다. 신간 종수를 기준으로 1995년을 지수 100으로 놓고 보았을 때 2003년 아동서는 125를 기록했다. 만화(193) 다음 가는 수치다. 반면 철학(85), 종교(68) 등은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학습참고서(41)의 부진도 눈에 띈다. 책에 대한 안목이 높아진 학부모들이 단순 참고서보다 종합 교양을 키우는 어린이 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

국내 어린이 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서 알아보는 '2005 파주어린이책잔치'(www.pajucbf.org)가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흘간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에서 열린다. 국내 어린이 책 출판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로, 올해로 세 번째 행사를 맞이했다. 지난 2년 해마다 6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그래픽 예술의 꽃-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다. 단지 중앙에 있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유럽.러시아.일본 등의 그림책과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이슬람 문화권의 아동도서, 그리고 최근 약진하고 있는 한국 그림책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이호백(재미마주 대표) 집행위원장은 "마당극.야외공연 등 이벤트성 행사를 줄이고 올해에는 책 전시 자체에 역량을 모았다"며 "어린이 책의 역사적.문화적 위상을 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부와 놀부' 등 전래동화 삽화를 많이 그려온 고 이우경(98년 타계) 화백의 작품, 존 버닝햄.레이먼드 브릭스.에벌라인 네스 등 그림책 작가 5인의 전 작품, 그림책으로 본 신데렐라 캐릭터를 보는 전시회도 각각 준비됐다.

어린이 전문 출판사인 파랑새.보리출판.돌베개 어린이.창비.보림.청솔.주니어 김영사 등이 각자 마련한 행사도 있다. 어린이들은 여기에 흥이 더 날 수도 있다. 저자들과 함께하는 그림 그리기, 생태놀이, 페이스 페인팅, 슬라이드쇼, 영화 상영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031-955-000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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