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여력 아직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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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 바람을 타고 힘을 축적한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강세장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외국과 비교해 국내 기관들의 주식 투자여력은 아직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과 금리 상승 움직임 등으로 4분기 이후에는 펀드 자산의 주식형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13일 "부동산 투자의 기대 수익률이 떨어지는데다 금리 상승 움직임으로 채권투자도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기관들의 주식 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펀드 자금 중 주식 편입비중은 주요국보다 훨씬 낮은 4~5%에 머물고 있다.

미국 투자신탁협회(ICI)가 유럽투신협회,아시아.태평양 투신협회 등의 자료를 모아 8월17일 발표한 올 1분기 '세계 펀드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펀드는 자산의 44.7%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에 대한 투자는 20% 내외다. 반면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펀드는 3월 말 기준 MMF와 채권형에 각각 40%안팎, 혼합형에 약 15%를 투자 중이며 주식형은 4.1%에 불과했다.

국가별로는 영국(74%)을 비롯해 스웨덴.홍콩.벨기에는 주식 투자 비중이 60%를 넘었으며 미국(54%).독일(44%) 등이 뒤를 이었다. 신흥시장인 남아프리카공화국(31%).대만(13%)도 우리보다 훨씬 높았다.

랜드마크자산운용 김일구 본부장은 "주식 등 직접금융시장에 익숙한 미국.영국만큼은 아니어도 우리나라의 주식 편입비중은 늘어날 여지가 크다"며 "앞으로 연금.보험 등 기관 주도의 주식 자산 편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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