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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혜를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윤정혜를 잡아라』. 여자배구실업팀들에 지상명령이 떨어졌다.
여자배구의 샛별로 등장한 대형공격수인 윤정혜선수(17·부산덕명여상l년·1m80㎝·65㎏)를 놓고 각 실업팀들이 군침을 흘리고있어 파란이 일고 있다. 윤정혜는 지난 81년 광주숭원을 졸업한 제숙자선수가 7천5백만원(추정)에 호남정유에 스카우트된 이래 2년만에 나타난 대어여서 배구계에 또다시 거센 스카우트 소동이 일고있다.
1학년인 윤정혜는 지난해까지만해도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으나 6일 폐막된 고교배구 라이벌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자 각팀이 크게 흥분, 스카우트에 탐을 내고 있는 것이다.
각 실업팀중 가장 먼저 선수를 친 팀은 한일합섬.
한일합섬은 지난해 9월 윤정혜를 의식, 덕명여상팀과 자매결연을 하고 전원1년생으로 구성된 이팀의 선수들이 2년후인 오는 85년 졸업과 동시에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 그동안 상당액의 육성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덕명팀이 상경하면 숙식과 차량제공 등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고 있다.
윤정혜는 항도부산이 오랜만에 배출한 슈퍼스타. 지난72년 뮌헨올림픽에서 「미스 발리볼」로 뽑힌 김영자(남성여고)를 비롯, 조혜정(부산여중-서울숭의여고_ 박인실(부산여중-서울숭의여고) 등이 모두 부산출신이었다. 남자배구의 스타 강만수 강두태(이상 성지공고) 등도 모두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다.
부산덕명여중 1년때 큰키(1m65㎝)때문에 배구를 시작한 윤은 블로킹을 뛰어넘는 높은 타점과 점프(서전트 50㎝)가 좋아 체중을 실은 가공스런 돌파력을 뿜어내고 있다.
여자농구의 최연소국가대표인 성량아(17·삼천포여종)와 함께 윤정혜는 새봄의 배구계에 스카우트파동의 주역으로 단연 화제가 되고있다.
한편 배구협회는 올해부터 선수선발제도를 자유경쟁제 대신에 실업-여고팀간의 연고권제 및 드래프트제(연고권을 맺지않은 여고팀)을 병용,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이 새 규정은 따로 유보조항을 두어 각 실업팀과 여고팀의 약속사항을 매년 경신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는데다 이미 지난해 맺은 실업-여고팀간의 자매결연내용일체를 인정하지 않기로 못박고 있어 윤정혜도 한일합섬팀으로 못박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현재 자매결연이 되어있는 팀으로는 한일합섬-부산덕명여상, 미도파-광주여상 등이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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