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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 사망자 돌아온 감천항 눈물바다

중앙일보

입력

"000 아빠, 우리 새끼들과 어떻게 살라고…나도 데려가, 나도 데려가."

26일 오전 10시 20분쯤 부산 서구 감천항 2부두. 베링해에서 명태잡이를 하다 침몰한 501 오룡호 외국인 생존선원 6명과 시신 21구를 태운 러시아 어획물 운반선 오딘호(5000t급)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자 한국선원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부두에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가족 생각 때문이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배가 부두에 닿을 때까지 "차가운 바닷속에서 아직도 있는데 불쌍해서 어떻게…"라며 통곡했다.

고장운(63) 501오룡호 실종자 및 유가족 대책위원장은 "아직도 실종자를 다 찾지 못했는데 31일 수색을 하던 6척의 배가 돌아온다고 들었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회사측이 수색작업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룡호의 한국인 선원은 모두 11명이며 이중 6구의 시신은 수습됐고, 5명은 실종상태다.

이날 오딘호에서 내린 생존자는 와스타라 나랸토 빈(26), 하리오노 테구(44), 완토(37) 등 인도네시아인 3명과 알베세라 로웰(31), 파란게 테디 주니어(32), 사베이 미콜(40) 등 필리핀인 3명이다. 이들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시신 21구는 인도네시아인 14명, 필리핀인 5명이며 나머지 2구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생존 선원들은 인근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다. 박정현 부산해양경비서 홍보계장은 "생존 선원들이 안정을 찾은 뒤 주말에 침몰원인과 사고시 해상 및 선박 상황, 회사로부터 추가 조업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감천항에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7명, 필리핀 대사관에서 3명이 나와 오룡호 사고 사망자를 함께 애도했다. 이들은 "피해를 입은 모든 선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한국선원과 외국선원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신경 써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베링해에서 발생한 오룡호 침몰사고로 현재까지 선원 60명 중 7명이 구조됐으며 사망자는 27명, 실종자는 2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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