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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끈끈해진 관계, IT·무인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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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무인차 사업인 ‘베르타’ 프로젝트 일환으로 독일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까지 무인차 스스로 주행하고 있다.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정보기술(IT)업계와 자동차 기업간 ‘콜레보레이션(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타깃은 사람의 조작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무인자동차(자율주행차량)이다.

 LG전자는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손을 잡았다. LG전자는 25일 “벤츠사와 무인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개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차량 전방의 위험을 관찰하고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주행 중 장애물이 나타나도 자동으로 인식해 바로 차체를 멈출 수 있게 하고 도로 위 속도제한 표지를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이 제한속도 이상으로 달리지 않도록 제어한다. 이 시스템은 향후 벤츠의 무인 자동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의 무인차 자율주행 시연. [사진 현대모비스]

 LG전자는 이번 공동개발 경험을 발판삼아 첨단 자동차 부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벤츠가 무인차 분야에서 앞서가는 만큼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자동차부품 사업을 육성하는 데 얻을 게 많다는 판단이다. 이우종 LG전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 사장은 “자동차에 IT기술들이 접목되는 추세여서 우리의 영상인식 기술과 종합설계 역량 등의 강점을 십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도 전자동 무인차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구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사 사이트에 “가장 근사한 명절(크리스마스) 선물의 포장을 뜯겠다”며 무인차 시제품 사진을 공개했다. 이 차는 지붕에 달린 ‘라이더(LiDAR)’라는 장비가 레이저를 쏴 주변 물체와 거리를 측정하는데, 이 정보와 인공위성으로 받은 위치 정보를 종합 분석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한다. 긴급 사태를 대비해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운전대와 가속·감속 페달도 설치했다. 구글은 새해부터 시험 주행을 거쳐 2017~2018년쯤 무인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중에선 현대차가 돋보인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2020년 무인차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해 2025년 부품을 시판할 계획이다. 초음파·레이더·카메라로 전후좌우를 인식하는 첨단운전자지원(ADAS) 기술, 고속주행시 차선이탈 방지 기술(LKAS),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량 속도를 가감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의 전자동 무인자동차. [사진 구글 공식 블로그]

 사람과 자동차를 잇는 ‘커넥티드 카’분야는 또 하나의 IT-자동차 업계간 접점이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독일의 에스에이피(SAP)는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BMW, 맥클라렌 레이싱 팀 등 자동차 업계와 협력에 돌입했다. 자동차가 개인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주행환경은 물론 가는 길 내내 좋아하는 식당, 가장 싼 주유소, 맞춤형 쇼핑정보 등을 실시간 안내한다. SAP측은 “현재 독일과 일본에서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업계에선 IT와 자동차의 접목을 2015년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로 주목하고 있다. 단적으로 오는 1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는 현대차·아우디·BMW·포드·벤츠·도요타 등 11개 자동차 업체가 참여하고 기조연설자 5명 중 2명이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무인운전 기술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마크 필즈 포드 CEO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최신 IT기술과 미래 자동차에 대해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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