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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추석선물, 그래 만드는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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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코앞이다.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선물 고민. 도대체 올해엔 뭘 준비해야 하나. 지갑은 늘 부족하고, 아이디어 짜내기도 지쳤다. 그렇다면 이번엔 직접 선물바구니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외국에서는 이런 선물바구니를 햄퍼(Hamper)라고 한다. 식료품이나 비누 따위를 넣는 뚜껑 있는 바구니를 뜻한다. 병문안 갈 때 들고 가는 과일 통조림이 가득 들어 있는 바구니도 햄퍼의 일종이다.

내용물이 훤히 들여다 보이기 때문에 선물 받는 사람이 무슨 선물인지 알아보기도 쉽다. 추석 같은 선물 시즌이 다가오면 호텔 제과점이나 레스토랑, 또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는 각종 햄퍼가 등장하기 마련. 내용물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일이나 와인 등이 대부분이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베키아 앤 누보 델리 이은정 부지배인은 "햄퍼의 장점은 꼭 비싼 물건으로 꾸밀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집에서 가족끼리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각각의 물건에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경제적이다. 과일 바구니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과일의 수도 10여 개 정도면 푸짐해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개들이 배 한 상자를 사면 두 개의 햄퍼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바구니는 서울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 꽃시장 상가 등지에서 발품을 팔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주제가 있는 선물바구니를=일단 선물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받는 이가 누구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 취미는 무엇인지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요리가 취미인 사람에겐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아 파스타와 파스타 소스, 올리브 오일, 접시와 요리기구 등을 함께 선물하면 좋다. 와인 애호가에겐 와인과 와인잔, 치즈, 빵 등을 같이 마련할 수 있다. 또 노인들을 위해선 유기농 올리브 오일이나 녹차, 인삼 등 건강 식품류를 넣을 수 있다.

선물의 목적이 단순히 감사함을 전하기 위한 것인지, 상견례용인지를 구분하는 것도 필수다. 아무래도 격조 있는 선물을 해야 하는 곳이라면 내용물의 가격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이은정 부지배인은 "받는 사람에 따라 내용물을 차별화하되 받은 자리에서 풀어서 다 같이 나눠 즐길 수 있는 것들로 꾸미면 좋다"고 조언했다.

굳이 먹는 것이 아니더라도 넣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아이들을 위해 티셔츠 같은 옷을 선물하는 경우에도 동네 선물용품 전문점에서 양철 쓰레기통을 사서 그 안에 티셔츠와 사탕을 가득 채우면 보는 사람도 즐겁다.

#이렇게 만들어보자=우선 바구니를 준비해야 한다. 바구니는 보통 등나무나 대나무로 만든 제품이 많다. 나무로 만든 제품을 고를 땐 색깔이 진한 것일수록 좋다. 색이 진하면 고급스러워 보일 뿐더러 그 안에 들어가는 과일 같은 선물의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무 바구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빈 화분이나 양철 쓰레기통도 좋다. 만약 요리 재료가 주제라면 바구니 대신 냄비를 사용하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시간이 있다면 내용물을 각각 투명 비닐로 포장한다.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지만 나중에 선물을 받은 사람이 하나씩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내용물을 그냥 바구니 안에 넣어도 무례한 것은 아니다.

이제 바구니 안에 들어갈 내용물을 배치할 차례. 내용 구성도 중요하지만 바구니에 집어넣는 순서도 중요하다. 햄퍼 전체를 앞에서 봤을 때 전체 내용물이 한눈에 다 보일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큰 것은 뒤쪽에 작은 것은 앞쪽에 넣으면 된다. 내용물의 크기가 비슷할 경우엔 바구니 바닥에 비닐이나 종이 등을 넣어 바닥을 높여주기도 한다. 크기도 중요하지만 색깔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슷한 계열의 색이 바구니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는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식이 남는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이 카드. 보내는 사람의 마음을 담은 글귀를 적어 보내면 효과 만점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선물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가를 기억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또 햄퍼 손잡이에 리본을 묶는 것도 좋은 장식이 된다. 꽃 한 송이를 꽂아도 예쁘다. 선물이 손상되는 것을 막으려면 커다란 투명 비닐로 덮어주면 된다.

조도연 기자

과일 바구니 만들기▶

과일은 하나씩 비닐 포장을 하면 오히려 너무 반짝거려 촌스러워 보인다. 한지 같은 종이 포장지를 바구니에 까는 것만으로도 가을 분위기를 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과일 햄퍼는 과일로만 만드는 것이 좋다.

준비물 파인애플.멜론.배 1개, 오렌지.사과 2개, 키위 등 작은 과일, 나무 바구니와 리본, 한지와 사탕 여러 개.

이렇게 ① 바구니 바닥에 사탕을 채우고 한지를 깔아준다. 사탕은 바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② 큰 과일부터 바구니 뒤쪽에 세운다. 멜론 같은 과일의 꼭지엔 리본을 달아 앞으로 보이게 놓는다. 큰 과일을 뒤쪽에 배치해야 바구니 전체의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다. 무게중심을 잡고 나면 색깔 등을 고려해 과일을 채워 넣으면 된다.

③ 과일을 다 담고 나면 카드를 써서 손잡이를 묶는다. 전체를 투명한 비닐로 싸서 리본으로 마무리를 해도 좋다

◀파스타 바구니 만들기

받는 사람이 선물로 바로 요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요리 재료 말고도 접시나 앞치마 같은 소품을 넣는 것도 좋다. 바구니 대신 국수 삶는 냄비를 이용하면 재밌다.

준비물 파스타면 2봉지, 올리브오일.발사믹식초.토마토소스.와인 1병, 냄비, 접시 2개, 앞치마.

이렇게 ① 냄비 안에 한지나 비닐 등을 넣어 바닥을 고른다.

② 파스타와 유리병을 냄비 뒤쪽에 채워 무게중심을 잡는다.

③ 나머지 내용물을 색깔별로 배분한다. 앞에서 봤을 때 한눈에 내용물이 보여야 한다. 내용물을 다 넣은 후 리본이나 비닐 등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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