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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가깝고 임금은 더 저렴" 일본 업체들 '베트남 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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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중국에 생산거점을 갖고 있는 일본의 전자부품 업체들이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위안화 추가 절상 등 위험요인 때문에 중국을 유일한 생산거점으로 삼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소형 정밀모터 생산업체로는 세계 최대인 니혼덴산(日本電産)그룹이 베트남 역대 최대 투자 규모인 1000억엔(약 1조원)가량을 들여 호치민시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니혼덴산은 일단 공장 두곳을 신설해 이르면 내년 6월 가동할 계획이다.

그룹 내 관련사인 산쿄(三協)정기제작소는 DVD레코더용의 광학부품 등을 베트남에서 생산해 주변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니혼덴산은 중국 내에 12개의 생산거점을 갖고 있지만 2010년까지 총 10억달러(약 1100억엔)를 베트남에 투자해 생산거점을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제1거점=중국, 제2거점=베트남'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접착 및 반도체부품 업체인 닛토(日東) 전공도 마찬가지다. 이르면 올 가을부터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인 플렉시블 프린트 배선(配線)판을 베트남에서 일괄 생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종업원도 30%가량 늘린 2000명으로 확충해 생산 물량을 대부분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NEC도킨은 돈나이성(省)의 공장을 증설해 중국에서 하던 코일 생산의 일부 기능을 베트남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일본 최대의 코일 업체인 도코(東光)는 중국 내 공장 네곳의 일부를 축소해 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의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마쓰시타(松下)전기와 캐논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 전자부품업체들이 베트남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먼저 베트남 임금이 중국에 비해 싸다는 것. 그동안 업체들이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것은 싼 노동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임금수준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중국 내 평균임금은 베트남의 두배다. 둘째는 7월 말 위안화가 소폭 평가절상됐지만 가까운 시일에 추가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TDK의 사와베 하지메 사장은 "상황에 따라 기존 중국 거점을 동남아시아 거점으로 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셋째는 베트남이 최대 시장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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