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는 안 무너진다"|회담결렬 불구 유가 폭락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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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설
미국의 석유전문가들은 2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제네바긴급회의에서 세계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실패함으로써 중대한 타격을 받고있으나 치명적 타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미국의 학계·업계 및 의회 석유전문가들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수입국가들이 유가 및 원유공급문제가 종식단계에 이른 것으로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업계 전문가는『OPEC가 어항 속에 빠진 꼴이 됐다. 긴급 석유상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던 것만 못하게됐다』고 말했으나 상원의 한 에너지전문가는 OPEC긴급 석유상회의의 실패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거나 과잉 단순화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브루킹스연구소의「월리엄·퀀트」연구원은 이 OPEC긴급 석유상회의의 완전실패는 유가 및 산유 전쟁으로 유가가 배럴 당 20∼25달러까지 인하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나 OPEC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인하를 촉진할 만큼 석유정책에 있어 결정적 전환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 석유상은 유가를 약간 인하할지 모르나 석유가격의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배럴 당 33·50달러인 북해 산 원유가격도 인하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한스·헨리크·람」노르웨이 에너지 석유성 차관은 OPEC의 유가가 인하되고 뒤이어 북해 산 원유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의회전문가는 OPEC가 언제라도 회의를 다시 소집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회원국들간의 의견불일치는 잠정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네바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OPEC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공식 석유소식통이 25일 말했다.
이들은 OPEC의 존속이 생산국과 소비국가 모두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OPEC는 결코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페르시아만 산유국 석유상들의 말을 되풀이하면서 그같이 말했다.
24일 제네바회의가 실패로 끝난 뒤 각국 대표들은 이번 실패가 곧 OPEC의 종말을 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었다.
「마나·사에드·알·오타이바」UAE석유상은『OPEC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OPEC의 목표가 유가책정 뿐만은 아니며 제네바회의의 실패가 곧 OPEC의 와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으며「아메드·자키·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 석유상도『대부분이 이제
OPEC는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소비자를 포함해 모두가 OPEC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UAE소식통들은 또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OPEC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들의 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수일 내로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들은『OPEC는 재검토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이견을 해소한 뒤 가까운 장래에 다시 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오타이바」석유상의 말을 전하면서 현 상황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다음 회의를 열기에 앞서 보다 광범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로이터·w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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