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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앱으로 치매 체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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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기억력 장애로 시작된다. 증상이 심해지면서 가족과 사회의 짐이 된다. 치매 환자는 10년 후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가 개인을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배경이다.

2012년 국내에 치매의 예방·치료·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가 만들어졌다. 바로 국립중앙치매센터다. 11개 광역치매센터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지역 간 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등 체계적으로 치매를 관리한다.

최근 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한 자가 치매 진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치매 체크’가 관심거리다. 국내 권위를 자랑하는 앱 시상식인 ‘스마트 앱 어워드 코리아’에서 건강 의료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중심에 김기웅(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사진) 센터장이 있다. 그는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다”라며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예방과 조기 진단, 관리를 통해 얼마든지 다스릴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치매는 진행성 질환이다. 평균적으로 초기 치매가 말기로 발전하기까지 15년이 걸린다. 초기에 증상 악화를 지연시키는 약물 치료나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환자는 그만큼 건강한 삶을 누릴 시간이 길어지고, 치료와 관리에 드는 시간과 경제적 부담은 줄어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초기 치매를 관리하면 향후 8년간 환자가 누릴 여가를 7800시간 확보하고, 치료와 요양에 드는 6400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김기웅 센터장은 “초기부터 치매를 관리할 경우 5년 뒤 증상 악화로 요양시설에 입소할 확률이 방치한 인원보다 8배 정도 낮아진다”며 “치매에 가장 좋은 치료법은 초기 진단과 관리”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한 자가인지검사 앱 ‘치매 체크’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치매 진단에 이용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개량한 것으로, 질의응답과 해당 사항 체크로 쉽고 정확한 치매 진단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보호자가 검사해 드리기’ 메뉴도 마련했다.

스스로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느낄 정도가 되면 치매 조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전국 254개 보건소에서 무료 치매 검진이 가능하다. 실제 진단사업이 시작되면서 치매 진단 비율이 2008년 38%에서 2012년 74%로 현저하게 개선됐다. 김기웅 센터장은 “일반 노인에게 치매가 있을 확률은 10%지만, 자신이 치매 증상을 인식할 경우 실제 치매 확률은 33%”라며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적극적으로 치매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치매의 조기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은 치매 확률을 각각 2.6배, 1.6배, 1.8배 높인다. 김기웅 센터장은 “중년부터 치매를 예방하는 습관을 들이면 치매 발병률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치매 예방 수칙 3·3·3’을 기억한다. 주 3회 이상 걷기, 술은 한 번에 세 잔 이상 마시지 않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세 가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치매 예방 운동법도 개발됐다. 박수치기, 손 쥐었다 펴기와 같은 단순한 동작 위주로 몸이 불편한 고령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예방과 치료 등 치매와 관련된 모든 내용과 심리 상담은 중앙치매센터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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