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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 참으면 낫겠지? 치료 때 놓치면 큰일 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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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다. 관절 사용 범위가 넓다 보니 누구나 한 번쯤 어깨 통증을 경험한다. 하지만 척추·무릎에 비해 어깨 통증에는 소홀하다. 특별한 외상이 없으면 자연치유될 것이라고 믿는 인식 탓이다. 실제 어깨 통증을 참고 견디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증상도 비슷비슷해 심각한 질환도 그냥 넘기기 쉽다. 어깨 질환이 진단·치료가까다롭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칫 잘못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다. 특히 어깨 질환에서 경험 많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연세견우병원 문홍교 원장이 어깨 모형을 들고 어깨 질환 종류와 증상,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보형 객원기자]

오십견이 대표적인 어깨 질환이다. 어깨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굳는 것을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고 생각하지만 방치하면 후유증이 남는다. 갈수록 어깨가 더 굳고 통증이 악화돼 영구적으로 운동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오십견, X선과 초음파검사로 진단

진단은 X선과 초음파검사로 가능하다.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경우에만 추가한다. 정확한 진단에 환자 특성에 맞춘 치료법을 더하면 단기간 내 증상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십견은 일반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무통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만으로도 가능하다. 오십견 치료를 위해서는 굳은 어깨를 풀어줘야 하는데 통증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때는 목 아래에서 팔로 가는 신경을 국소마취한 뒤 도수치료로 어깨를 풀어준다.

실제 연세견우병원이 최근 오십견으로 무통 도수치료를 받은 환자 30명을 분석한 결과, 치료 전 통증지수가 평균 6.5점(10점 만점)에서 치료 후 3주 이내에 1.2점으로 감소했다. 관절 운동 범위도 정상의 90%까지 회복했다.

 체외충격파는 몸속을 투과하는 충격파다. 조직을 재생하고 통증을 없앤다. 혈액의 흐름이 적은 어깨 부위에 충격파를 가하면 혈류가 촉진돼 굳은 어깨를 풀어준다.

 연세견우병원 문홍교 원장은 “어깨 질환은 오십견, 힘줄 파열, 석회화건염 등 여러 양상이 겹쳐 나타난다”며 “증상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의사 경험이 진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오십견을 예상하고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상당수는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는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지탱하는 4개의 힘줄이 찢어지거나 끊어지는 질환이다. 외상이나 퇴화가 주 원인이다.

회전근개 파열, 수술 후 재활운동 필요

회전근개 파열은 우선 손상된 힘줄을 봉합해 이어줘야 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기존 뼈 부위에 힘줄을 봉합해 나사와 실로 부착하는 방식이다. 봉합술을 받더라도 힘줄이 뼈에 완벽하게 뿌리내리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보조기를 착용해 관절을 고정한다. 콜라겐 형성을 촉진시켜 힘줄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무작정 오랜 기간 고정해 두면 어깨가 굳을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이른 시기에 관절운동을 시작하면 재파열 가능성이 있다. 관절 고정과 재활운동 간 균형 지점을 의사가 잘 찾아야 한다.

 문홍교 원장은 “심각한 회전근개 파열을 오랫동안 놔두면 봉합술을 하더라도 완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수술을 가능한 한 빨리 하고 수술 후에도 방심하지 말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스스로 팔을 움직이는 것은 무리다. 대신 CPM(Continuous Passive Motion)으로 불리는 운동기구나 탁자를 활용한 수동운동이 적합하다. CPM은 팔을 얹어 놓으면 자동으로 운동하도록 도와주는 기기다. 집에서는 탁자 위에 팔을 올린 상태에서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운동한다.

 연세견우병원은 최근 1년간 어깨힘줄 파열로 수술한 130명에게 이 같은 재활운동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130명 중 127명(97.6%)은 재파열 없이 회복됐다. 수술 후 어깨관절 강직으로 재수술이 필요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문홍교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며 “처방에 따른 재활치료를 성실히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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