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입원서접수막판에 진풍경|장학금 저울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명문 발돋움하는 일부 사학|요강에도 없던 장학금 제시
83학년도 전기대학 원서마감을 하루 앞둔 11일 현재 각 대학 원서접수창구가 다소 활기를 띠는 가운데 일부사립대학이 임시로 마련한 장학금 상담실엔 학력점수와 장학금을 놓고 일부 고득점수험생과 대학간에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진풍경을 빚고 있다. 고득점 우수학생들을 되도록 많이 유치, 명문사학에 발돋움하려는 이들 대학은▲입학요강에 제시하지 않았던 장학금을 신설하거나▲당초 제시했던 장학금 지급기준등위 해당점수를 낮추고▲지급액을 경쟁적으로 인상하면서 점수에 맞춰 흥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3백점이상의 고득점수험생은 이들 대학이 접수창구 주변에 마련한 장학금상담창구를 찾아다니며 장학금액을 비교, 장학금이 많은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대학측은 지급등급을 올려주겠다고 붙잡아 지급기준을 조정하기도 했다.
서울S고 정모군(18)은 이날 G대원서접수창구옆에 마련된 장학상담창구를 찾아 장학금액을 묻고 매월20만원을 보장하는 C대로 가겠다고 발길을 옮겼다.
동생이 숲산 K고교출신으로 3백8점을 받았다는 회사원 김모씨(27)는 11일 C대장학상담창구를 찾아와 또 다른 G대에서는 3백점이상에 윌 30만원을 지급하는데 월10만원은 너무 적지 않느냐며 3백12점에 해당하는 월20만원짜리를 주면 C대에 진학시키고 싶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대학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문의전화가 지난7일 개인별성적이 통보된 뒤부터 매일 줄을 잇고, 1백명 이상이 상담을 해온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당초 우수학생유치를 위한 장학금지급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던 중앙대는▲3백12점 이상에 등록금면제 외에 월20만원▲3백점이상은 월10만원등 장학금을 신설했고, 건국대는▲3백점이상자에 등록금전액면제외에 월30만원▲2백90점은 월20만원▲2백80점은 월10만원등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단국대는▲당초 학력고사 2천등(3백12점)에 등록금전액면제와 월20만윈 지급기준은 그대로 두고▲천안분교지원자의 장학금지급기준을 넓혀 7천5백등을 3만등. 3만등은 5만5천등, 5만5천등은 7만5천등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경희대·한양대·한국외대·동국대등은 당초 제시한 기준을 그대로 두고 수험생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케이스별로 융통성 있게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학력고사결과 고득점대가 많이 늘어나 3백점이상을 얻은 수험생도 반드시 명문대 인기학과합격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장학금을 받아 원하는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났고▲각 대학은 늘어난 고득점자를 되도록 많이 확보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덕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