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대입결전 (3) 또하나의 변수…여학생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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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험생들은 7일 교부받은 성적통지표로 자신이 전국에서 몇등에 해당하는가를 확실히 알게됐다. 이미 발표된 누가분포표를 읽으면 된다.
이번 학력고사누가분포표는 전반적으로 고득점상위권이 늘어난것은 큰 변화이지만, 고득점상위층에 여학생의 진출이 많이 늘어난것 또한 두드러진 특징이다.
남녀의 지원경향이 약간 다른 대학입시 판도에서 상층부 구성비가 지난해의 거의 2배가까이 늘어난 여학생집단은 결정적 변수가 될것이 틀림없다. 본고사폐지이후 여학생의 대학선택한계는 거의 허물어졌고 명문 공학대학 선호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학력고사 성적상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다. 일선교사들은 이같은 현상이 남녀공학대학에서는▲자연스러운 이성교제▲졸업정윈제에 의한 탈락불안 완화등의 잇점이 있는데다 학력고사점수만 같으면 내신성적이 강세라는 유리한 경쟁을 하게돼 이번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입시에서 여학생 합격자는 전체의 21.5%를 차지했다. 본고사가 있던 80년은 14.1%에 불과했다. 특히 여학생선호도가 높은 약학과는 지난해 전체의 75%를 여학생이 차지했고, 교육I·Ⅱ계열이 50%, 어문계가 31%나 됐다. 연대도 비슷해 전체적으로 80년이전까지 25%미만이던 여학생구성비가 30%를 넘어섰고, 경희대·한국외대등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경부대·부산대·충남대·전남대·강원대등 지방국립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학생선호도가 높은 학과에서는 이를 지원에 참고해야겠다. 인문계에서는 어문계·심리·신문방송·사학·교육계열, 자연계는 치의예과·약학·전자계산·생물·생화학 분야에서 그렇다.
서울대·연대·고대·서강대등 명문대나 여학생선호도가 높은 경희대·한국외대, 그리고 지방국립대등에서 이같은 학과를 지원할때 남학생은 여학생집단의 움직임을 주시해야겠다.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고득점층에서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내신등급이 2∼3급 뒤지기때문이다.
명문고교의 경우, 이번 학력고사에서 3백점이상을 얻은 수험생가운데도 남자는 2∼3급의 내신성적을 얻은 사람이 상당수 있지만, 여자는 2백90점이상이면 거의 1급인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다 3백점이상 고득점자는 지난해 전체의 9.8%에 해당하는 81명이 올해는 18.1%인 1천1백52명으로 무려 14배다.
입학인원이 지난해와 같다는점을 고려하면, 일단 남자는 고득점이 몰리는 명문대에서 엄청난 수의 복병을 만난다는 예상을 할수있다.
2백90점대 이상이 12배인 2천7백65명이나 되고, 명문대 합격권으로 예상되는 2백70점 이상대 여학생은 1만명이 넘어 지난해의 8배이상이다. 서울M여고의 경우, 3백점이상을 얻은 35명이 모두 서울대를 지원하고 있고 2백80점 이상은 연대 또는 고대, 그리고 2백70점대가 이대·경희대등으로 나뉘고 있다는것.
따라서 명문대지원의 고득점 남학생은 자신의 내신을 자세히 읽는 지혜를 가져야겠다. 비교적 내신등급이 낮게 책정되는 서울지역 고교출신자의 경우 특히 그렇다. 가령 연대영문과는 예상합격선을 2백83점에 내신3급으로 잡고있는데 대학과 학과가 다같이 여학생선호도가 높다는점을 감안하면 내신2등급의 여학생이 많을것을 짐작할수있다.
내신에서 1등급차이가 나면 30%반영대학의 경우, 학력고사가 동점일때 2.6점의 차이가 나게되고, 그만큼 경쟁력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2등급차면 5점이상 뒤떨어지는 결과가 된다.
자연계에서는 3급까지 차이가 난다는 일선교사들의 분석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2백74점이상에 내신4급을 예상합격선으로 보는 중앙대의예과의 경우, 만일 여학생이 몰려오면 남자는 자신의 점수에서 7점이상을 빼보는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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