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캄보디아에 교육의 씨앗 뿌리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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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 국내 대학 교수가 대학을 설립하러 캄보디아로 떠난다.

이화여대 약학부 및 분자생명공학부 김길현(50) 교수가 그 주인공.

20년 전 유학 시절부터 꿈꿔온 해외 선교활동과 교육봉사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한 김 교수는 지난 10여 년 간 몸담아온 이화여대에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외국인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대학을 세워 인재를 양성했듯이 캄보디아에 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프놈펜 왕립대학이 유일한 대학일 정도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킬링필드'로 상징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고 국민 대다수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도 김 교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이 됐다.

'왜 가시밭 길을 가느냐'며 말리는 사람도 많지만 김 교수는 교육으로 캄보디아에 희망을 전파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그는 10일 부인과 함께 출국해 당분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프놈펜 왕립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일하며 현지 사정과 언어를 익힐 계획이다.

프놈펜 시내에 있는 소규모 병원을 인수해 의과대학의 모체가 될 병원도 세우고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생명공학.정보통신 관련 학과를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그는 경영학 과정을 만들어 전문경영인도 양성한다는 등 그가 세울 대학의 확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구상도 펼쳐보였다.

대학 설립에는 초기 단계에만 200만 달러의 돈이 필요하지만 기독교 단체 등이 적극적인 후원 의사를 밝혀와 큰 걱정은 덜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록 쉽지는 않겠지만 '교육이 최선의 선교'라는 마음으로 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며 "뜻있는 여러분의 도움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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