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맞은 '섹션 TV … ' 터줏대감 이지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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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MBC 연예 정보 프로그램 '섹션 TV 연예통신'(연출 노창곡)이 오는 7일로 300회를 맞는다. 지금이야 연예인 관련 뉴스만 24시간 내보내는 케이블 채널이 생길만큼 연예 정보 홍수 시대를 맞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처음 생긴 1999년만해도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했다. '지상파중 유일하게 의식있다고 생각한 MBC마저 연예인 신변 잡기에 빠졌는가' 등의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툭하면 생겼다 사라지는 TV 오락 프로그램의 속성을 고려하면, '섹션 TV…'가 6년 넘게 롱런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대중이 스타에 대해 얼마나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하는 것을 역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꾸준한 인기엔 방송인 이지희(33.사진)씨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초창기인 2000년초 리포터로 투입돼 튀진 않지만 안정감있고 원숙한 진행을 하고 있다. 박미연 작가는 "풍부한 방송 경험 덕분에 뉴스성이든 인터뷰성이든 전천후로 할 수 있다. 특히 생방송중 대본 없이 급하게 해야 하는 경우엔 대부분 이지희씨에게 맡긴다"라며 높게 평가했다.

6년 가까이 방송하다 보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스타들의 뒷얘기도 많이 알고 있을까? 이씨는 "김정은씨는 아무리 바빠도 일부러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할 만큼 착하다. 최불암 선생님은 마치 PD처럼 주변의 세심한 것까지 신경 써주신다"고 말한다. 반면 "영화 배우 K씨는 너무 건성으로 대답해 실컷 찍고도 방송에 내보낼 수 없어 곤욕을 치뤘다"며 흉을 보기도 했다.

상명대 불문과를 졸업한 그녀는 97년 MBC 미스 DJ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방송계에 입문했다. 98년 '주병진쇼' 보조 MC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아주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수더분하면서도 할말은 또박또박하는 현명한 신세대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씨는 "김영희 국장님이 절 보곤 '너처럼 생기고도 장수하는 걸 보면 시청자들이 그래도 사람 볼 줄 아는 것 같아'라며 말씀하시곤 하세요"라며 웃었다.

이씨는 현재 DMB 라디오 방송 '이지 모닝'도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결혼하고 계속 활동하는 여성 리포터가 많지 않잖아요. 후배들에게 어떤 전례를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저만의 색깔을 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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