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반값 등록금' … 비결은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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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역 전문대학이 ‘반값 등록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시 모집을 앞두고 대구·경북 전문대학들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각종 장학금을 제시하면서다. 대상은 봉사활동 우수자, 기초생활 수급자, 자기계발 우수자 등 다양하다. 강의를 빼먹지 않으면 장학금을 주는 학교까지 있다.

 구미대는 지난해 학생 1인당 33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연간 등록금은 평균 560만원. 장학금으로 반값 등록금을 달성한 셈이다. 도수길 홍보팀장은 “재학생 5000여 명 중 93%가 장학금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구미대는 수능 성적 우수자와 직장인 장학금등 20여 가지 장학제도를 운영 중이다.

 영남이공대학도 장학금이 풍성하다. 자격증을 따면 종류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성취 장학 제도’가 있다. 방학이면 자격증 특강반을 무료로 운영해 자격증을 따면 1인당 최고 100만원을 준다. 토익 등 외국어시험 성적이 좋아지면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성적 향상 장학금’도 준다.

 1년치 등록금은 600여만원. 방학 때 두 가지 자격증을 따고 외국어 점수를 두 차례 올리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다. 지난해 학교가 지급한 장학금은 총 175억원. 학생 1인당(전체 6000여 명 중 80%) 292만원이 돌아갔다.

 출석만 다 해도 장학금을 주는 곳도 있다. 계명문화대학이다. 지난해 재학생 1000여 명에게 1인당 2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고 올해는 1인당 10만원을 줬다. 계명문화대학은 지난해 재학생 5000여 명 중 70%가 출석 장학금 등 50여 가지 장학금을 받았다.

 영진전문대학은 졸업생이 장학금을 내놓아 등록금 부담을 줄인다. 올해 삼성 등 대기업에 입사한 졸업생 16명은 장학금 1000만원을 조성해 학교에 전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2억7000여만원이 졸업생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재학생은 8000여 명. 성적 우수 장학금 등 학교 자체 장학제도까지 더해져 지난해 1인당 300여만원씩 재학생 7000여 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1년치 평균 등록금은 550여만원. 반값 등록금이 장학금 지원으로 실현되고 있다.

 경산1대는 지역과 함께한다는 뜻으로 대학이 위치한 경산 지역 학생이 입학하면 향토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또 대학의 사회적 책임 정신을 살려 결혼이민자는 등록금의 50%만 받고, 장애를 이긴 학생에겐 한 학기 5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산업인력 양성을 위해 자격증이 5개 이상이 되면 1년 동안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며 3개 이상이면 한 학기 등록금을 받지 않는다.

 입학만 하면 성적에 따라 1인당 최대 5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곳도 있다. 대경대학 자동차딜러과다. 1등부터 45등까지 입학 성적을 자체 평가해 장학금을 준다. 김건표 대경대학 기획처장은 “전문대는 학교 시설 확충보다 재학생 역량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장학제도가 4년제 대학보다 더 발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대학 정시모집은 19일부터 내년 2월 중순까지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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