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 괴로움이 깊으면 사랑도 깊으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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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괴로워하는 것들은, 그러나 아직 괴로워할 수 있는 것들이다. 괴로움이 깊으면 사랑도 깊으리라."

-시인 이성복의 아포리즘을 엮은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중.

이성복은 1977년 『문학과 지성』에 '정든 유곽에서'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일상에 자리한 슬픔과 고통을 섬세한 시어로 표현해 온 시인입니다. 그가 말합니다. 괴로움이 깊으면 사랑도 깊다고. 소설가 김연수도 『소설가의 일』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죠. "가장 사랑하는 것이 가장 힘들게 한다"고. 사랑이 없다면, 괴로움도 없습니다. 그러니 아직 괴로워할 수 있다는 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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