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전철안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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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약·동성애등이 판치고 있고 도시는 슬럼화돼가고 있으며 절약하고 저축하던 습성은 사라지고, 과거를 존중하고 노인을 존경하던 미덕은 없어지고 있다.
일본이 그들의 주장대로 서서히 부패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8l년 한햇동안 1백26만건의 절도사건이 일본에서 일어났으며 청소년 2만2천명이 강간·폭력·협박등 각종 강력범죄로 체포됐었다.
전통적인 사회인 한국이나 대만에서 조차 청소년들이 그들의 부모를 닮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각종 일터에서는 더 많은 휴일과 휴식시간을 달라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법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도 폭력과 파괴를 일삼는 청소년들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 5년동안 보지못하던 현상이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아시아인들의 꿈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달콤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아시아인들이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리기만하면 된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이같은 생각은 다음 3가지 이유로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
첫째, 아시아인들이 영국이나 미국의 전철을 밟을 정도로 어리석지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양의 역사를 잘 알고있다.
둘째, 동양의 전통적인 사고방식, 즉 신앙심이 깊고 전체를 존중하는 의식이 지배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은 그들을 몰락으로부터 건져낼 것이다.
세째, 도덕적인 타락이 있다해도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다. 아시아인들이 타락하기전에 서양이 먼저 타락, 몰락할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해서 나는 아시아인들이 미국인의 전철을 밟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시아인들을 배우고 능가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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