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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고」 이야기 너무 과장 KBS|「잃어버린땅」은 가당찮은 허구 MBC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 지난17일 KBS제2TV는 『알뜰살뜰』에서 은행이 새로 마련했다는 이른바 「대여금고」라는 것을 소개했다.
2만원 보증금에 연간사용료 5천원짜리부터 몇가지가 있는데 귀중품을 보관해 두는데는 아주 그만이라는 것이다.
고정리포터와 은행관계자는 여태까지 높다고만 여겨왔던 은행문턱이 이 금고가 생겨 낮아졌을뿐더러 은행과 고객이 가까와져 은행이용의 생활화가 이루어졌다는 칭찬과 자랑에 열을 올렸다.
딴은 그럴법하다. 화면에 나온 어느 부인의 말처럼 바캉스갈때 금붙이등을 아파트에 둔채 집을 비울동안 도난걱정을 안해서 그렇고, 인터뷰에 응한 숙녀의 금고에서 보듯 예금증서등을 은행에서 푼돈받고 안전하게 지켜주니 참좋은 제도임에 틀림없겠다.
은행관계자는 이 제도가 이제까지는 륵수한 고객만을 상대로 있어왔지만 대중화와 보급을위해 이번에 l만5천개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가구수가 2백만이 넘어선 판국에 고작 1만5천개를 열고서 은행이용의 생활화니, 보급와 대중화를 내세우는 보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본질적으로 TV는 정보미디어여서 정보사회의 첨병노릇을 한다. 이 프로가 생활경제정보나 알뜰한 살림의 지혜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 있다.
그래서 만약 정보가 과장됐다면 되려 해를 주므로 「마이너스정보」가 되고 생활에 도움이 안될 내용이면 「제로정보」여서 이런 정보가 보도에 대한 경시나 불신풍조릍 키운다고하여 크게 경계한다.
고작 1만5천개로 9백만시민을 상대하면서 거창하게 은행이용의 생활화를 내거는건 과장된 표현일뿐더러 아무나 쉽게 이용할 것도 못돼 마이너스정보이고 별로 맡길게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해무익한 것이니 그들에겐 제로정보가 아닐수 없겠다.
오보라 함은 왜곡·조작·허위보도만이 아닌 사실을 과장한 부정확한 정보까지도 포함된다는걸 알아야 되겠다.
○…MBC-TV의 특집가상드라머 『잃어버린땅』은 할말을 잊게한다.
서기 2050년의 이땅, 배로 는 인구탓에 먹을건 적고 도시공해가 쌓여 서울은 폐허가 되고늙은 부모는 양로원으로 쫓아야한다.
90세된 노인은 안락사시키고 임신을 강요할땐 이혼사유가 되며 복지카드와 식량배급통장이 숨통을 죄는 해괴한 세상-.
TV메시지의 대중침투력을 외면하고 더구나 노인들이 무료한 시간을 TV에 의지하는 초저녁시간에 어쩌자고 이런 가당치않은 허구를 극화해야하나.
미정부편 『2천년의 지구』엔 2050년에 이산화탄소농도는 두배쯤 늘겠지만 오늘의 도시가 유독가스로 폐허가 될거라는 전망은 없다.
인구도 늘겠으나 제3세계쪽, 그것도 그들의 경제성장과 함수 관계로보며 우리같은 선진국은 증가율이 둔화할거라는게 정설이다.
식량문제도 2천년대의 기아인구를 13억쯤으로 추산하지만 그 원인을 남북간의 분배의 불균형에 두며 오히려 그때에는 기술개발·자원확보·생태계유지등의 노력으로 엄첨난 증산을 점친다.
고령화사회에 따른 노인복지문제는 크게 향상될 것이고 부모와 함께 사는 세대가 늘거라고 하는게 『2천년의 일본』 속에 적혀있다. 충격에는 늘 대중요법이 생기듯 인간의 지혜는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있다.
이러 저런 복합변수요인을 무시하고 유치한 산술계산식인 인구증가 전망하나로 서기2050년의 이땅의 상황을 가상한 드라머가 어찌 한심스럽다하지 않겠는가. 신규호 <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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