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변호인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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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찌기 볼수 없었던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었지만 재판부는 개정 1시간만에 변론공판을 끝맺었다.
2월 27일 상오11시 선고공판을 하갰다고 재판부는 선언했다.
이로부터 대법원엔 내외의 온 시선이 집중됐다. 재판부는 연일 회의를 거듭했다. 그랬지만 재판부의 토론 내용은 그 어떤 것도 알수 없는 비의 장막에 가려 있었다.
이윽고 최종선고 하루전인 26일 주심 김갑수 대법관은 방대한 판결문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판결은 다수결이 아닌 전원합의라는 소문이었다.
선고공판이 열린 59년2월27일-수많은 방청객이 이른 아침부터 대법정에 몰려들었다. 방청은 제한됐지만 밀려드는 인파로 법정의 유리창이 깨지기까지하는 대혼란이었다.
2심 판결로 사힘수가 된지 l백여일만에 조봉암피고인도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다. 2심 때와 다름없이 건강했고 표정없는 얼굴 그대로였다 이윽고 개정시간 상오11시 - 그러나 재판관은 법정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피고인과 방청객으로 초만원을 이룬 법정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옆 대법원 사무실은 부산한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11시가 좀 지났을까. 오제도대검검사가 김갑수대법관실로 들어갔다. 복도에서 서성대던 변호인들은 점차 불안한 얼굴이 되어 굳게 닫힌 이 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심과 관여검사의 뜻밖의 밀담은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시간은 길게 걸리지 않았다. 오검사가 나오고 뒤이어 김대법관이 방대한 판결문을 들고 재판장인 김세완대법관실로 들어갔다. 뒤따라 백한성·허서·변옥주등 배석판사들도 그 방으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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