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부 쉬워요 틴틴경제] 문자 필요없는 4세대 통신 곧 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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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족'이 '목소리족'를 눌렀다고 합니다. 틴틴 여러분, 지난 6월 KTF의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건수가 음성통화 건수를 넘어섰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지요. SK텔레콤을 봐도 최근 1년간 음성통화 건수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SMS는 13억 건에서 28억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유선전화보다 휴대전화를 더 자주 찾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젠 무선데이터 통신이 음성통화를 넘어설 지경에 이르렀네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휴대전화가 인터넷.TV.통신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손 안의 멀티미디어 기기'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SMS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자세히 한번 들여다볼까요.

◆SMS란=휴대전화를 통해 40자 내외의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처음에 선보인 아날로그식 휴대전화(1세대)는 아예 문자 전송이 불가능했지만 1996년 디지털 방식(2세대)이 도입되면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사실 디지털 방식에서는 음성통신보다 문자 전송이 훨씬 간단해요. 음성을 보내려면 단말기에서 목소리를 잘게 나눠 디지털 정보로 만든 뒤 기지국을 통해 교환기로 보내면 기지국에서 상대방 단말기를 찾아 디지털 정보를 다시 목소리로 바꿔주는 과정을 거쳐야 하잖아요. 하지만 문자는 코드 그대로 SMS 서버 컴퓨터로 전송하면 상대방 단말기를 찾아 전달만 해주면 되거든요.

상대방 전화가 꺼져 있으면 서버에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보내도 되고, 수백 개의 단말기에 같은 내용을 전송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덕분에 일대일 문자 전송뿐 아니라 일기예보.뉴스.주식정보 등도 얼마든지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요즘은 1000자까지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장문메시지서비스(LMS),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도 점점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해지는 영역=이제는 휴대전화 없이도 문자메시지를 날릴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SK텔레콤.KTF.LG텔레콤이 MSN(http://www.msn.co.kr)과 제휴해 유무선 연동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메신저에 글을 쓰면 휴대전화로 전송되고 휴대전화로 SMS를 날리면 바로 메신저에 글이 뜨게 된 것입니다. 다음달에는 국내 2위 메신저 업체인 네이트온(http://www.nate.com)과도 제휴할 예정이라네요.

무선 통신의 대표인 SMS와 인터넷 통신 수단인 메신저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SMS를 통하면 국경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외국인 친구나 외국에 사는 친척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하나로텔레콤(http://www.hanaro.com)은 최근 183개국 600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80바이트(영문 80자, 한글 40자)를 100원에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데이콤도 전화서비스인 텔레시티(http://telecity.co.kr)를 통해 국제 SMS를 제공합니다. 외국 휴대전화업체에 내 단말기를 등록해야 하는 로밍서비스와는 달리 국내외 통신업체 간의 SMS서버만 서로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휴대전화 가입자라면 별다른 가입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차에 신경 쓰지 않고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네요.

또 SMS를 통해 이동통신사에 검색어를 보내면 네이버.야후 등을 검색해 결과를 MMS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선보인다고 KTF가 지난주에 발표했네요. 휴대전화를 통해 무선인터넷망에 접속한 뒤 검색사이트로 이동해 직접 검색어를 쳐서 넣어야 하는 과정을 모두 생략해도 원하는 검색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문자에서 동영상으로=일본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3세대 무선통신(IMT-2000)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동영상 전송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현재는 시범적으로 384Kbps의 전송속도를 갖지만 최대 2Mbps까지 가능하며, 2008년쯤에는 30Mbps의 속도가 가능한 3.5세대도 실현될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평균 10Mbps인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 속도입니다. 이제 표준화 논의를 시작한 4세대 무선통신은 최고 1Gbps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차세대 무선통신에서 SMS는 지금처럼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화상전화와 음성.문자 서비스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통합메시징시스템(UMS)이 도입되면 '엄지족'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문자.음성.SMS.팩스.e-메일 등을 하나의 논리적 우편함에 저장한 뒤, 받는 사람이 원하는 형태로 바꿔서 전달하는 UMS은 TS(문자를 음성으로 변환).TTF(문자를 팩스로 변환).SR(음성을 인식해 문자로 변환) 등의 기술을 포함합니다.

이렇게 발전해 가다가는 머리에 대고만 있으면 생각하는 대로 메시지가 날아가는 '텔레파시' 통신기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네요.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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