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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튜어트 리틀' 소품 90년 전 사라진 명화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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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의 대표적 화가 로베르트 베레니의 ‘검은 화병과 잠든 여인(사진)’에 대한 경매에서 22만9500유로(3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헝가리 개인 수집가가 구매했다.

 이 그림은 90년 간 실종 상태였다가 어린이용 영화 ‘스튜어트 리틀’ 덕분에 발견됐다. 헝가리 국립미술관의 게르게이 바키(43) 연구원은 2009년 크리스마스에 딸과 함께 스튜어트 리틀을 봤다. 그는 영화 속 벽에 걸린 그림이 1928년 전시회 도록에서 봤던 베르니의 작품이란 걸 알아챘다. 그는 “오래 전에 사라진 명화가 휴 로리(주연배우) 등 뒤에 걸려있는 걸 보고 눈을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바키 의 추적 결과 이 그림은 캘리포니아 미술상인 마이클 헴스테드가 90년대 자선 경매에서 40달러에 입수해 400달러를 받고 골동품상에 넘겼고 이후 할리우드 소품 담당이 영화용으로 그림을 사들였다고 한다. 하지만 90년 이전 상황은 확인할 수 없었다. 바키 연구원은 “이 그림을 구입한 유대인이 나치를 피해 헝가리를 떠나면서 분실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베레니는 헝가리에선 ‘마지막 르네상스적 인물’로 불린다. 작곡가였으며 정신과 의사였고 헝가리의 아방가르드 그룹을 이끈 대표적 화가였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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