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함께 하는 따뜻한 겨울, 홍명보자선축구 성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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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전·현직 스타들이 사랑과 희망을 담은 축구공으로 한겨울 추위를 따뜻하게 녹였다.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하고 하나은행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가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김병지 감독이 이끄는 희망팀이 안정환 감독이 이끈 사랑팀을 12-9로 꺾고 이겼지만,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였다. 축구 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남자와 여자, 축구인과 비축구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가 됐다.

쿼터당 10분씩 3쿼터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양 팀을 합쳐 21골이 쏟아지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희망팀 공격수 이종호의 첫 골을 시작으로 양 팀에서 시원한골과 기발한 세리머니가 줄을 이었다. 여자 선수와 연예인들이 한 팀을 이뤄 치른 1쿼터에서는 희망팀이 4-2로 앞섰다. 희망팀은 남자 선수들이 출전한 2쿼터에서도 4골을 추가하며 8-5로 리드했다.

3쿼터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열렸다. 시각·청각·지적·뇌성장애 국가대표 선수들이 양 팀에 두 명씩 포함돼 화합의 그라운드를 이뤘다. 희망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청각장애 국가대표 김종훈은 화려한 개인기를 잇달아 선보이며 세 골을 터뜨려 최다득점의 영예를 안았다. 김종훈은 경기 MVP로도 선정됐다.

득점 후 선보인 세리머니도 볼거리였다. 1쿼터 심서연 득점 직후 희망팀 선수들이 K리그 최고령 플레이어 김병지를 헹가래쳤고, 사랑팀의 정성룡은 동료들과 함께 내년 여자대표팀이 나서는 여자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플래카드를 펼쳤다. 희망팀 김창수는 2쿼터 득점 후 팀 동료들과 '사랑합니다'를 의미하는 수화를 함께 해 박수를 받았다. 결혼 직후 신혼여행을 미루고 자선경기에 동참한 김영권은 3쿼터 득점 직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신부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하프타임 이벤트로 열린 캐넌슈터 선발대회에서는 사랑팀의 정대세가 시속 125km를 기록해 우승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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