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역사를 어떻게 볼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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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선문명사』가 이렇듯 역사의 진보·발전을 추구하는 문명사관의 입장에서 우리 역사를 조명하여 얻은 최대의 성과는 바로 조선왕조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파악한 점이다.
이교수는 당시 조선왕조사에 대한 인식은 이미 부정적으로 된지 오래였다고 설명한다.
망국의 원인과 책임이 조선왕조사 자체에 돌려지는 자기반성적인 분위기가 고조된데다 식민통치의 합리화·영속화를 위해 우리 역사 전반을 부정적으로 왜곡해가던 일제 어용학자들이 이에 편승, 손쉽게 조선왕조사를 부정적으로 규정지어가고 있었던 것.
당시 민족투쟁에 힘이 될수있는 역사는 주로 고대사쪽에서 찾았으며 조선왕조사는 문약한 역사로만 인식돼, 신채호가 『조선역사상 일천년내 제일대사쟁건』이란 글에서 한일합방을 이조왕조의 책임으로 돌린 것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결정판이었다고 이교수는 지적한다. 지식계의 일반적인 동향이 이러할때 안확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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