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슬에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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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 발표는 권피고인의 진술이 사실임을 입증한 셈이었다.
또 한사람 진보당 당무부장이던 최희규피고인도 그가 겪은일을 이렇게 증언했다.
『진보당간부 1차검거가 있은 뒤 나는 별동대를 조직해 중앙당사무실을 지키도록 했었다. 이 별동대안에는 나와 함께 진보당에 입당한 이홍렬과 선우동지도 있었다. 이들 두사람은 김두한그룹에서 청년운동도 했고 6·25때는 국군유격대에도 참여했던 경력을 가진 과격파였다.
그런데 이들 두사람이 외부와 연결돼 나보고 중앙상무위원회를 열어 조봉암을 제명하자고 했다. 죽산은 공산주의자임이 확인됐으니 마땅히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나는 <그럴리 없다. 재판의 결과를 기다려야겠다>라고 거부했다.
그들은 1주일 이상 나를 졸라댔다. 이 기회에 우리 그룹은 자유당에 참여하자면서 좋은 대우와 조건들을 제시받았다고 했다. 나는 압력을 견디다 못해 당의 재정차장이던 홍순범동지의 집에 피신했다.
그러다가 2월7일이 막내처제의 결혼식이어서 나왔다가 당사에 들렀더니 나의 포섭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체포해갔다.』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은 법정의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죽산은 최후진술에서 양명산이 2심에서 비로소 양심에 따라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수 있음에도 이에대한 보충조사를 하지않는 재판진행은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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