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개선에 붙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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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열전 16일동안 28개의 금메달을 양산한 제9회 아시안 게임의 한국선수단이 6일 개선했다.
아시안 게임의 한국선수단을 개선으로 극찬하는것은 목표보다 훨씬 많은 메달을 따냈다는데 있다.
금메달 숫자에 의한 비공식순위 3위는 일본, 주최국 인도에 이은 일찌기 없던 메머드선수단으로서는 당연한 결과여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처림 당연한 결과를 두고 체육계나 국민들이 흥분하는것은 가능성을 예하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는데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72년 뮌헨올림픽후부터 금메달경쟁에서 소련에 추월당하고 있다. 또 서독도 동독에 마찬가지 경우에 처해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서독은 스포츠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절대로 믿지 않고있다. 더구나「체력은 국력」이라고 하지만 국력에서 뒤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만부당한 말씀이다.
올림픽이 금메달생산 공장에 의해 「참가에의 의의」가 깨어지고 있다고 개탄하고 스테이트 아마추어(국가관리스포츠)가 비인도적이고 개인말살이라고 비난한다.
금메달리스트를 만들기위해 남성호르몬을 여성선수에게 주입하고 선수들을 집단사육하는 「스테이트·아마추어리즘」은 금메달의 모르모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한국선수단의 28개의 금메달은 4년전 18개보다 무려 10개가 증가된것이다.
금메달 10개 증가의 의미는 쉽게 찾을수 있다.
황무지였던 수영의 최윤희 3관왕, 육상 마라톤의 김양곤, 2백m 장재근, 그리고 넓이뛰기 김종일. 이같이 2개종목에서 6개를 수확했고 여기에 전통적으로 강한 복싱에서 7체급 석권,남녀테니스의 호조및 사격의 기대부응등에 있다.
4년만에 인위적이 아닌 자연발생적으로 뛰어넘은 놀라운 스포츠의 성장이다. 88년 제21회 하계올림픽서울유치에 이어 86년 제10회 아시안게임 서울개최결정, 그리고 이를 이끄는두대회 조직위원회탄생, 체육부의 발족등 잇따른 스포츠대역사들이 이뤄짐으로써 일찌기 없던 대성과를 만든 저력이 됐던것이다.
남북스포츠대결의 의연한 자세를 뛰어넘은 것도 이번이다.
북한은 74년 제7회 테헤란대회부터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후 계속 금메달 15개였다가 이번에 2개가 늘어난 17개가 됐다. 한국과 같은 비상없이 제자리걸음이다. 금메달생산을 위한 인위적인 추진에 한계를 의미하고 있다.
특히 8년만에 얼굴을 보인 여자농구, 그리고 4년만에 만난 남자농구와 80년 유고의 노비사드 세계선수권대회이후 재대결한 남녀탁구등 모두 찬탄을 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끝없는 도전없이 폐쇄속에서는 절대로 진취할수 없다는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에서 그동안 한국스포츠는 일본과 중공이 흘린 금메달의 이삭을 주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이삭줍기는 가고 수확의 시대가 왔다. 수확을 하기위해서는 지금부터 밭갈이를 하고 씨를 뿌려야 한다.
스포츠의 열기속에….
노 진호 <편집부국장겸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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