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수영 기대이상 18종목서 골고루 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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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뉴델리=한국신문공동취재단】 제9회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선수단은 선수단 자신도 놀랄만큼 인상적인 결실을 남겼다.
종합3위입상과 남북대결승리라는 명제를 달성했을뿐만 아니라 육상·수영등 기본경기종목에서 금메달3개씩의 수확을 올렸기 때문이다.
승마를 제외한 20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은 당초 목표로한 금메달20개를 훨씬초과, 예선탈락한 축구와 요트를 제외한 18개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따냈다.
경기종목마다 특성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수준의 상대평가에 따라 동메달도 금메달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는 있다.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테니스와 복싱. 7개의 금메달이 걸린 테니스에서 한국은 여자단체전을 포함,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익숙지 않은 잔디코트지만 전지훈련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사상 최약체로 평가받으며 단3개의 금메달이 기대되었던 복싱에서 12명 전원이 메달을 따내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최대의 수확은 육상과 수영에서의 성과가 아닐수 없다. 잘해야 육상에서 1개의 금메달이 나오면 최대의 성과라는 예상을 무색케한 금메달3개는 참으로 획기적인 결과였다.
종합경기의 꽃인 마라톤에서 무명의 김양곤이 금메달의 영예를 안은것은 기록의 문제를 떠나 한국스포츠의 명예이기도 하다.
마라톤을 비롯, 육상2백만의 장재근, 넓이뛰기의 김종일은 모두 예상치못한 금메달획득으로 한국 스포츠의 전환점을 이룬 인물들로 불릴수 있을것같다.
수영 결과 또한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의 수영기록중 가장 뒤진 종목인 배영과 개인혼영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결과이긴 하지만 최윤희의 3관왕은 수영인 뿐아니라 모두를 들뜨게한 쾌거였다.
더구나 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경영부문에선 금메달을 따낸적이 없어 최의 3관왕기록은 감격적이었다.
궁도와 사이클에선 2개씩의 메달을 따내 예상에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제몫을 했다.
세계여자궁도의 정상인 김진호가 개인전 마지막에 어이없는 실수로 금메달을 놓친것은 참으로 아쉬웠다.
사이클에서 벨로드롬 5개부문 메달을 모두 일본에 뺏긴것은 시설의 문제를 절감게했다. 벨로드롬없이 밸로드롬경기에서 3개의 은메달을 따낸 것만도 오히려 외국팀들을 놀라게한 결과로 볼수있다.
도로경기 2개의 금메달은 시설문제만 선결된다면 벨로드롬경기에서의 석권가능성을 엿보이게 한 것이었다.
역도에선 기대대로 2개의 금메달 약속을 지켰고 사격은 3개의 금메달 획득으로 예상만큼은 했다.
배드민턴에서의 여자복식 금메달은 의외의 하나였다. 한국의 간판스타 황선애가 지난해 이래 부상으로 제기량을 발휘치 못해 중공에의 승산을 희박한 것으로 보았던게 일반적인 견해였다. 배드민턴은 78년 방콕 아시안게임 참가종목중 유일한 노메달 종목이었던터라 배드민턴협회로선 경사였다.
이밖에 여자하키의 은메달 획득도 크게 평가받아야 할것중의 하나다.
이번 대회에서 자극을 받아야했던 종목은 예선탈락의 축구는 물론 체조·레슬링등. 체조에서의 수준차이는 너무도 엄청났다. 중공·일본·북한의 체조수준과 한국의 그것과는 시대의 차이를 느끼게할만큼 컸다. 국제대회에 참가치않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단적으로 실감케 했다. 한국으로서는 올림픽 유일의 금메달종목인 레슬링에서의 금메달이 없는것은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이 믿었던 경량급에는 일본선수를 비롯, 세계최강자들이 버티고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허전한 성과였다.
한국은 이번대회 구기종목 남북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리나 체조·사격과 수영 일부종목, 육상 중장거리·역도 경량급등 몇몇 기록 비교종목에선 열세였다.
인기구기종목중 유일하게 중공을 압도해왔던 여자농구가 중공에 패퇴한 것은 기술의 한계성을 다시금 절감케했다.
한국은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다음 아시안게임 개최국으로서 아시아각국에 큰 이미지를 심었다.
86아시안게임을 치른다는 긍지가 좋은 결과의 원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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