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의견나누며 창의력 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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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교사가 주도하는 주입식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중심의 창의력 개발을 도모하는 오픈시스팀교육이 국내 처음으로 실험실시되고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계성국민학교(교장 박상일 수녀)는 작년 오픈시스팀교육을 최초로 도입, 금년봄부터 1학년에서 3학년까치 학년마다 한반씩 연구반을 설정해 실험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오픈시스팀교육이란 글자 그대로 공개된 학습장을 의미한다.
즉, 현재와 같이 딱딱한 교실안에서 교사가 칠판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지식습득이 아니라, 실내외 어디서든 교사와 학생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해가며 사물의 이치를 배우는 교육방식이다.
구미선진국에서 이미 자리를 굳히고 있는 이 오픈시스팀교육은 어린이로 하여금 숨어 있는 자질을 개발하여 장래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배워 나갈 수 있게 한다는데 교육적 장점이 있다.
선진외국의 경우 보통 한반의 정원은 20∼30명 정도. 북구의 일부 학교는 한반 정원이 3명인 초미니학급도 있으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 40여명을 한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 오픈시스팀교육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들은 시설면에서 기존학교들과 크게 차이가 나는데, 밖을 내다 볼 수 있도록 된 유리벽면, 그룹학습이 가능한 큰 교실, 이동이 용이한 책상과 의자및 서랍장, 교실마다 풍부하게 갖춰진 도서실은 기본조건이다.
대부분은 타원형으로 책상을 배열하고 교사와 마주 앉아 의견교환을 통해 학습해 나가는데, 규모가 큰 학급에서 전체수업을 할 경우 한 교사가 강의하고 1∼2명의 보조교사가 학생들 사이를 다니면서 이해를 돕는다.
과학·음악·미술등 어린이마다 소질이 있는 것을 택해 같은 소질을 지닌 아동끼리 그룹을 지어 교실의 한곳에 각각 모여 교사를 중심으로 배우고 익힌다.
하학후에도 교내에 마련돼 있는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어 공부나 실험·공작등을 마음대로 하고 놀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오픈시스팀 교육을 통해 교육받는 아이들은 창의력이 크게 개발될뿐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하든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정신태도를 함께 배우게 된다.
현재 계성국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오픈시스팀교육은 극히 초보적인 단계로 카세트·TV를 이용한 시청각교육과 어린이회관 등 견학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나지 않지만, 학생들의 발표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자발적 참여도도 크게 늘어나는등 성과는. 기대 이상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함종현연구주임은 『어린이회관 견학때 전날 분단별로 모임을 갖고 어린이들 스스로 견학계획을 짜게 하고 그대로 시행해본 결과 종래의 교사가 줄을 세워 이끌고 다닐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어린이들이 보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오픈시스팀교육에 호감을 가지고있고 전인교육 측면에서 효과도 크나, 현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그 이외의 것까지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애로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일 교장은 『연구반의 성과가 좋아 다른 학급에서도 일부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는 연구반을 고학년까지 점차 늘려갈 생각』임을 밝혔다.
그는 『오픈시스팀교육은 인원수가 적고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며 학부모-학생-교사간의 긴밀한 유대속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입시위주의 현 교육풍토에서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오픈시스팀교육을 정착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학부모의 이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뭏든 모처럼 시도되고 있는 오픈시스팀교육이 백년대계를 위해 뿌리내려야 한다는게 뜻있는 교육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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