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호전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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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과 5차 5개년 계획의 수정내용을 내놓았다. 예년과는 달리 시안을 만들어 2일 KDI에서 열리는 정책협의회에 붙이기로 되어있으나 사실상의 골격은 짜여진 셈이다. 각 부문별로 주요골자를 정리 해 본다.

<경제성장>
우선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7% 수준을 기대했었으나 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건설은 기대이상으로 호조를 보인 반면 수출이 크게 부진했고 쌀 생산이 생각보다 2백만 섬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7·5%로 높여 잡았다. 건축경기를 비롯해 내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수출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농어업 활기>
특히 제조업부문의 성장률이 금년의 3.5%에서 8·0%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농림어업도 3·5%에서 6·1%로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소비 역시 2·9%에서 4·3%로 늘어나는 반면 고정투자는 금년의 15%에서 8%로 둔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통화>
금년에 너무 많은 돈을 풀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은행 돈줄을 상당히 죌 방침이다. 총 통화증가율로 따져서 30% 수준에서 연말에는 20∼22%선까지 줄이겠다는 것이니까 연평균으로 치면 금년의 29%에서 25%선으로 낮아지게 된다. 화폐 발행 액은 19%에서 16%로 줄인다.
그러나 이처럼 은행대출을 줄이더라도 단자회사들이 많이 생겨 2천억∼3천억원이 더 공급되고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액도 크게 줄어들어 자금사정은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또 적게 나가는 돈이 대기업들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이제까지의 예를 보면 돈을 줄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더 고통을 받았다.

<국제수지>
경상수지 적자는 금년에 이어 15억 달러, 무역수지는 금년의 13억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외채 3백96억불>
이처럼 국제수지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크게 좋아지고 있는 이유는 수출단가의 하락보다 수입단가가 더 큰 폭으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년 석유 값의 경우 당초 10%정도 오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오히려 4%가 내린 것을 비롯해 전채 수입단가도 8%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5%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2%정도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국제금리도 금년의 13%수준에서 내년에는 10·5%로 낮아져 외채 이자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의 수지는 올해 7억 달러 적자에서 8억 달러 적자로 수입보다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자조달>
내년 한해동안 필요한 외자는 모두 61억 달러로서 ▲경상적자를 메워야할 15억 달러 ▲원리금상환에 25억 달러 ▲외환보유액을 70억 달러에서 73억 달러로 늘리기 위한 3억 달러 ▲연불수출자금 18억원 등이다.
한편 외상조달방법은 ▲차관 및 투자형식으로 29억 달러 ▲뱅크론 13억 달러 ▲단기신용으로 7억 달러 ▲외국은행 국내지점을 통해 5억 달러 ▲기타 7억 달러 등이다.
이렇게 해서 외상규모는 82년말의 3백6l억 달러에서 내년 말에는 3백61억 달러로 35억 달러가 늘어난다. 그러나 외상의 GNP에 대한 비율은 53·8%에서 53·1%로 떨어지고 경상외화수입에 대한 원리금 상환금의 비율도 14·8%에서 14·5%로 낮아진다.

<물가>
올해 물가는 연말기준으로 따져서 도매가2%, 소비자가 4·2%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에는 다소 올라 도매 5%, 소비자 6%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GNP 디플레이터로는 7·5∼ 8%선이다.

<수출·수입>
수출은 올해 2백15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2백35억∼2백45억 달러로 늘려 잡았다. 금년에는 달러강세가 수출부진의 큰 원인이었으나 내년 들어서는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우리나라 원화는 미 달러 대에 링크 되어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가 되면 다른 나라 통화에 대해 환율을 인하한 결과가 된다.
따라서 환율을 내년에는 3%정도만 올려줘도 수출업체의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은 2∼4%가량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타개책의 하나로 연불수출지원을 늘려나갈 방침인데 이에 따라 연불수출 계약 고는 금년의 16억5천만 달러에서 24억5천만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수입은 국내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수입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금년의 2백28억 달러에서 2백50억∼2백55억 달러로 늘렸다. 금년은 작년수준에 비해 15억 달러가 오히려 감소했었다.

<마을축산을 장려-기타중점 사업>
▲농촌부문=산지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내년 중에 산지개발 모험을 설계해서 마을단위의 부업축산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지금까지는 공장을 중심으로 산업부문에만 에너지 절약이나 합리화 방안이 강구되었으나 내년부터는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 등 상업용 건물까지 포함시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월성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가동을 비롯해 원자력의 비중을 6%에서 15%로 높이고 석유비중은 73%에서 55%로 낮춘다.
▲국민주택=9만 호를 비롯해 24만 호를 짓고 주택 가격과 전세 값 안정을 위해 제도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한다. 내년 이사철이 되기 전에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임금=금년에는 민간기업이 평균 15·7%, 공공기관이 11·1%씩 임금을 올렸다고 보고 내년은 공무원 봉급 인상을 6%선에 묶어 놓고 일반 기업들도 작년보다 하향 조정할 것을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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