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2학기 필승 전략] 대학별 학생부 반영 꼼꼼히 따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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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모집 2학기 전형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경복고 고3 담임인 최백선 교사가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95일간의 경쟁-.

다음달 10일부터 12월13일 사이에 178개 대학에서 15만6531명을 뽑는 수시 2학기 전형이 있다. 그중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학생부 성적.논술이나 면접고사.특기나 경력 등을 놓고 당락 가능성을 저울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중에 있을 수능 시험(11월 23일)이나 이후 정시 모집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전문가의 조언을 종합해 본다.

◆"학생부 성적은 괜찮은데…"=수시에선 학생부 비중이 크다. '정시=수능, 수시=학생부'란 통념이 여전히 유효하단 얘기다. 학생부 성적이 괜찮다면 수시에 지원해 보자. 특히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학생부 성적을 밑도는 수험생이라면 수시 모집 대학에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

수시모집의 65%는 특별전형이다. 특기나 이색 경력이 있다면 응시해볼 만하다. 학력과 관련된 특기자 전형에선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나 토익.토플 점수 등이 중요하다. 특별한 자격이 있는 '소수'의 학생들끼리의 경쟁인 만큼 덜 치열한 편이다.

논술이나 면접에 자신 있다면 수시의 벽이 높아보이진 않을 것이다. 주요 대학의 경우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정원의 2~3배수를 뽑은 다음, 심층 면접과 논술고사 등으로 최종 선발한다. 그만큼 면접과 논술의 비중이 크다.

재수생은 통상 수능 위주로 공부한다. 수능 성적이 향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수시보다 정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정시에서 강세를 보인다. 재학생이라면 그 역을 파고드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부 성적과 수능 예상 성적이 비슷한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시와 정시 모집 둘 다 대비하는 게 좋겠다. 학생부 성적이 수능보다 못하다면 수시 2학기 모집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심하게 출렁인다면 수능 시험 이후 수시 전형이 있는 대학(서울대.부산대.경북대 등)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채점 결과에 따라 전형에 응시할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에 응시키로 했다면…"=꼼꼼해져야 한다.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정한 뒤 모집 요강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우선 학생부 반영 방법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수험생은 학생부 성적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며 지원한다. 대략 전체 석차의 몇% 이내인지, 평어가 5.0 만점에 몇 점인지 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수시 모집의 특성을 몰라도 한참 모른 접근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의 경우 석차와 평어를 섞어 반영하지만 연세대는 일반 과목은 석차, 실기과목은 평어를 본다. 대학마다 학생부 반영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교과 성적 지표(석차 또는 평어), 비교과 영역 반영 여부와 비율에 따라 학생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학년별 성적 반영 비율 또한 유.불리가 있다. 어느 대학의 학생부 반영 방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확인해야 한다. 모교 출신이 어느 수준의 학생부 성적으로 어떤 대학 또는 어떤 학과에 합격했는지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내신 무료 산출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종 합격선 기준으로 대학별 고사에서 당락의 희비가 엇갈린 수험생이 전체의 20~50%에 달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학별 고사가 중요하다. 문제는 대학마다 논술 및 심층면접, 전공적성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의 고사를 실시한다는 점이다. 지원하려는 대학을 정해 그에 맞는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려대.이화여대 등은 논술을, 연세대.숙명여대 등은 면접을, 한양대.경희대.홍익대 등은 전공적성 시험을 반영한다.

대학별 고사가 일치하는 대학 몇 개만을 응시하는 것도 시간 안배 차원에서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을 위주로 지원한다면 논술만 준비하면 된다. 이 경우 논술.면접.전공적성 시험 모두를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보다 아무래도 시간 등 측면에서 덜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수상 경력자의 경우 경력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전국 단위의 권위 있는 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거나 토익.토플 등 어학 성적이 탁월할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학생회장, 동아리 회장, 학급 반장 등 리더로 활동한 경력도 수시 응시에 도움이 된다. 학생회 활동 경력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이 있기 때문이다. 봉사 활동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충분히 녹여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수시엔 무수한 변수가 있다"=복수 지원이 무한대로 허용되는 만큼 대학이나 학과에 따라서는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학생부 성적이 좋아도 대학별 고사의 성적에 따라 당락이 뒤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합격 여부를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만큼 수시 2학기 결과에 너무 매달리지도, 조급해 하지도 말자. 이는 다른 기회인 정시를 준비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3~4개 대학만 소신껏 겨냥하라고 조언한다. 많아야 5개 정도다.

수시 모집 때 하향 지원을 해 합격한 뒤 후회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수시합격자는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목표 대학과 학과를 정시 모집 때의 예상 합격 기준선보다 다소 높게 지원하는 게 좋겠다. 내가 지원하는 데 부담이 큰 대학은 남에게도 마찬가지란 점을 염두에 두자. 전형 요소가 다양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준비하는 데 부담이 덜한 대학을 선호한다. 보통 면접이나 전공적성 시험을 치르는 대학이다. 결국 이들 대학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경쟁률도 상승한다. 이는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진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건 수능이다. 수시 모집에서 예비 합격하고도 '수능 최저학력'이란 최종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수험생이 상당히 많다. 수능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주신 분=고려학력평가연구소,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대성학원, 김영일 강남중앙학원, 유웨이 중앙교육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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