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영광의 네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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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하느님이 나의 마지막 선수 생활에 은층을 주신 것 같습니다.』 8년만에 한국여자테니스를 아시아 정상으로 복귀시킨 김남숙(26)은 금메달의 순간 동료 김수옥과 함께 코트에 엎드려 하느님께 기도를 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그 동안의 선수생활을 청산하고 코치직을 맡게되는 김은 오늘의 이 승리가 자신이 잘한 것보다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김은 체육인교회집사까지 맡고 있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 하고 태릉선수촌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열성적으로 전도를 해 기독교를 믿지 않는 선수들로부터 이상하다라는 말까지 들어 왔다.
지난 77년부터 대표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경기에서의 악착스러움과 같이 믿음에도 악착같다. 연초부터는 조대호감독을 같은 신자로 만들기도 했다. 원주여중 1년때부터 래키트를 잡아 원주여고를 거쳐 농협에서 선수생활을 하고있는 김남숙은 그간 주위로부터 체력이 달리니 은퇴를 해야되지 않느냐는 말을 자주들었으나 나름대로 체력안배법과 꾸준한 개인훈련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며 금년 초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후배들을 누르고 1위로 뽑혔다.
또 한국선수들이 싫어하는 잔디코트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9월 호주전지훈련시 잔디코트에 관한 책을 사와 연구함으로써 이번대회에서 파워가 좋고 스트로크가 뛰어난 중공선수들을 누를 수 있었다고.
원추에서 산림 조합장을 맡고 있는 김홍배씨(66)의 3자매 중 막내. 김은 지금 집에 남아있는 어머니 한광회씨가 제일 보고싶다고.
한편 김남옥은 올해들어 허리디스크로 고생을 하면서도 중공전서 첫 단식에 나서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한국승리에 견인차역할을 했다. 김선수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가 일품으로 지난79년 동경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단식을 제패했으며 올해에도 몸컨디션이 나쁘면서도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한 호프다.
부산 브니엘여고출신인 김은 고교시절 이미 국가대표로 뽑혀 지난 방콕 제8회 대회에도 출전했으나 이덕정·양정순 등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개인전에만 참가했었다.
김은 키lm65cm, 몸무게56kg으로 한국선수로는 큰 체격이지만 1m80cm의 증공선수에 비해선 왜소할 정도.
야구선수 박노준(고려대)과 친오누이 같이 지내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훌어머니 엄계선씨(58)의 1남3녀 중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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