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륙의 위엄…사과상자 뇌물은 소꼽장난 수준

중앙일보

입력

링지화(令計劃·58)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이 수뢰한 황금·서화·골동품이 포함된 트럭 6대 분량의 뇌물을 찾아냈다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이 보도했다.

사정 당국은 최근 링 부장의 동생인 링완청(令完成)의 자백을 토대로 고향인 산시(山西)성 모처에 은닉한 뇌물을 찾아내 압수했다. 링완청은 “다수의 관리가 형에게 뇌물을 주고 공직에 오르거나 승진하는 매관매직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링지화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 부주석,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전복을 모의했지만 아직 체포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1966~76년)을 주도한 ‘4인방’을 본떠 ‘신4인방’으로 불린다. 이번 은닉 뇌물 발견은 링 부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는 계기될 것이라고 보쉰은 전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는 20년간 공산주의청년단에서 근무한 공청단파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불운은2012년 3월 아들인 링구(令谷)가 만취 상태에서 페라리 전복 사고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동승했던 중앙민족대 여대생 2명에게 저우융캉의 부하인 장제민(蔣?敏) 페트로차이나 회장이 입막음을 위해 거액을 송금한 것으로 보도됐다.

링지화는 18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난 9월 정협 부주석 겸 통전부장에 임명되면서 좌천설이 흘러나왔다. 1930년대 입당한 링의 아버지 링후예(令狐野)는 보시라이의 부친인 보이보(薄一波)와 절친했다. 공산당 노선을 추종한 링후예는 둘째 부인과 낳은 5남매의 이름을 팡전(方針·방침), 루셴(路線·노선), 정처(政策·정책), 지화(計劃·계획), 완청(完成·완성)으로 지었으나 링 부장을 제외하고 부패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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