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거리는 무릎속 염증, 내시경으로 족집게처럼 찾아내 제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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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세바른병원 김주현 원장(왼쪽)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무릎 관절을 치료하고 있다. 관절내시경수술은 관절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된다. [사진 세바른병원]

퇴행성관절염은 우리 몸의 관절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복적인 활동으로 인해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차 마모되고 관절을 구성하는 뼈와 인대에도 손상이 일어나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한 예로 등산을 취미 이상으로 과하게 즐겼던 이들에게서 종종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주말이면 산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언젠가부터 산을 오를 때 무릎에 적잖은 통증을 느끼게 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높은 곳에 발을 디디려고 하면 무릎 앞쪽이 아프면서 덜컹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퇴행성관절염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최소 절개 후 관절에 삽입 =이같은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관절내시경이 사용된다. 관절내시경이라고 하면 보통은 “위나 대장내시경은 많이 들어봤지만 관절내시경은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관절내시경수술은 퇴행성관절염을 비롯해 여러 관절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강남 세바른병원 김주현 원장은 “내시경이 부착돼 있는 길고 가는 관 형태의 관절경을 관절에 삽입한 뒤 이를 통해 관절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이나 이물질 등을 제거하거나 손상된 연골을 봉합해준다”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를 설명했다.

관절내시경수술은 관절 부위를 크게 절개해 관절을 드러내는 대신 관절경을 삽입할 수 있을 정도로 피부를 최소한으로만 절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수술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출혈이 적으며, 회복 시 통증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입원이나 물리치료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또 내시경을 활용해 관절 속을 샅샅이 살필 수 있어서 진단이 정확하다. 엑스레이 사진이나 정밀검사에서 별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관절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에게 관절내시경 수술을 실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절내시경은 이처럼 치료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활용되는 범위도 넓다. 강남 세바른병원 박지만 원장은 “무릎은 물론 어깨와 발목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외에도 오십견·십자인대파열·회전근개파열·석회화건염 등 거의 모든 관절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연골이 완전히 손실되면서 관절 모양에 변형을 초래한다. 무릎의 경우에는 다리가 휘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등 심각한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관절의 통증을 인지하자마자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것이다. 나중에는 관절을 사용하지 않아도 통증이 지속되며,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날씨가 흐리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전문의들은 “통증 외에 열과 붓기를 동반한다면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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