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즈네프, 2급 묘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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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계급이 없어야할 공산주의 소련에 특권계급이 있으며 이들의 생활은 일반국민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지도자들 사이에도 계급이 있어 사후의 묘지에까지 따라다닌다고.
역대지도자들이 묻히는 붉은 광장의 묘지는 최상급의 「레닌 묘」와 2번째의 「혁명묘지」, 그리고 가장 급이 낮은 「크렘린의 벽」 등 셋으로 나누어져 있다.
레닌 묘의 뒤편에 있는 혁명묘지에는 「스탈린」을 비롯, 지난 1월에 사망한 정치국원 「수슬로프」, 비밀경찰(KGB)의 창설자인「체르진스키」, 초대 최고회의간부회의의장 「칼리닌」 등 9명이 매장돼있다.
크렘린의 벽은 글자그대로 크렘린성벽의 벽돌을 파내고 만든 구멍인데 여기에는 「코시긴」 전 수상, 우주비행사 「유리·가가린」 등이 묻혀있다고.
15일 「브레즈네프」가 매장된 곳은 레닌 묘 다음 급인 혁명묘지의 「체르진스키」 오른쪽 옆자리.
53년에 사망한 「스탈린」은 처음 8년간은 최장급인 레닌 묘에 「레닌」과 나란히 안치됐었으나 「흐루시초프」에 의한 격하운동이후 격이 떨어져 60년대 초 한 급 아래인 혁명묘지로 이장됐다. 「스탈린」 묘를 강등시킨 「흐루시초프」 자신은 64년 「브레즈네프」에 의해 권좌에서 밀려나 71년 사망한 후 크렘린의 벽보다도 더욱 낮은 등급인 모스크바의 노보셰비치 묘에 묻혔다.【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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