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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 되고 싶다면 수학·물리와 친해지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1년 7월 8일 발사한 미국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의 우주인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면 별과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갖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천문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겠죠. 그런데 부모님 중에는 천문학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천문학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하늘만 쳐다본다고 쌀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어른이 됐을 때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앞으로 수십 년 이내에 인간은 달과 화성에 기지를 건설할 것입니다. 기지를 건설하고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장래 희망은 현재의 직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 후 미래를 보고 정하는 것입니다. 다만 별이 멋있기 때문에, 혹은 별 보는 것이 좋아서 천문학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밤하늘에서 별을 직접 관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수학 공식을 이용해 우주의 원리를 밝혀내거나, 하나의 별이나 은하를 정해 놓고 수십 년간 관찰해서 그 변화를 알아내는 것이 천문학자의 일입니다. 관측을 담당하더라도 직접 별을 보지는 않습니다. 망원경과 연결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별의 물리적인 특징을 관찰할 뿐입니다.

고기 잡는 것이 좋다고 어부가 되지 않듯이 천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별 보는 것이 좋다면 아마추어 천문가가 되면 됩니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갖고 일하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자기 망원경을 들고 별을 관찰하러 다니는 거죠.

천문학자가 되려면 수학과 과학(특히 물리) 공부를 잘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도 중요합니다. 또 외국에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도 필수입니다. 천문학은 고독하고 외로운 학문이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탐구하는 즐거움은 무척 큽니다.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면 별을 보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우주를 여행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우주비행사 양성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2006년에 국내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가 있었지만 이런 행사가 언제 또 있을지는 모릅니다. 현재로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선발하는 우주비행사 후보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겁니다.

우주비행사에는 우주선을 조종하는 ‘비행우주비행사’와 과학실험을 맡은 ‘임무전문가 우주비행사’가 있습니다. 임무전문가 우주비행사는 둘로 나뉩니다. 우주선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수행하는 우주선 실험 전문가(Payload Specialist, 줄여서 PS)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탑승 임무 기술자(Mission Specialist, 줄여서 MS)입니다. 우주선의 선장이나 조종사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 대부분이지만 PS나 MS는 자연과학이나 공학, 심지어 사회 과학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함됩니다.

나사는 현재 전 세계 수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대략 100명의 남녀를 우주인 후보로 선발해 훈련을 합니다. 훈련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몇 명을 최종 선택하죠. 이웃나라 일본도 수년에 한 번 꼴로 우주비행사를 선발합니다. 이들도 나사에서 훈련받고 그 과정을 통과하면 정식 우주인이 되죠. 지금까지 일본에서 선발돼 미국의 우주선에 탑승한 우주인은 모두 열 명이 넘습니다.

비행우주비행사에 지원하려면 미국 시민권자여야하며, 공학과 생명과학·물리·수학 등과 관련된 대학 학과를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제트기 조종사로서 1000시간의 비행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신체적으로는 시력이 0.4 이상, 신장은 160~190㎝ 사이여야 합니다.

임무전문가 우주비행사의 조건은 비행우주비행사와 비슷하지만 반드시 미국 시민권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사가 요구하는 엄격한 신체 조건에 맞아야 합니다. 교정시력이 1.0 이상, 신장은 157.5~190.5㎝ 사이로, 혈압은 앉은 상태에서 쟀을 때 140/90을 초과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공학·생명과학·물리·수학 등에 관한 학사학위와 3년 정도의 관련 분야 근무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공부만 했을 경우 석사는 1년, 박사는 3년 정도를 실무 경력으로 대치할 수 있습니다. 또 협동심이 있어야 하고, 영어를 잘해야 합니다. 우주선을 탄 사람이나 지상요원들과 원활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인이 되고 싶다면 “초등학교 때부터 기초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수학과 과학은 가장 중요한 과목입니다. 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만이 아니라 우주와 우주인에 대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다 읽으라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동료들과 한 팀으로 일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자기 나라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미국의 역사와 시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합니다. 과거 선발된 195명의 우주인 중에 64%나 되는 123명이 학창시절 소년단 활동을 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소년단을 통해 협동심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겠죠.

이태형 천문우주기획 대표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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