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관천(48) 경정이 압수수색 전날 자신의 컴퓨터에서 삭제한 파일이 ‘정부 부처 행정공무원 비리’ 첩보보고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5일 박 경정이 부하 경찰관을 시켜 도봉경찰서 정보보안과장실 컴퓨터에서 삭제한 첩보보고서와 서울경찰청 문건 등 3건의 문서를 복원했다. 검찰은 이 3건의 문서가 청와대에서 작성됐던 문건들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분석 중이다. 이와 함께 박 경정이 수일 전부터 수십여 개의 파일을 삭제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날 검찰은 박 경정의 직속 상관인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경정에게 ‘정윤회 문건’ 작성을 지시한 데 대해 “주어진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했고 가족과 부하 직원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박 경정에게 유출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박 경정이 박지만 EG 회장과 관련한 일부 문건을 메모해 나갔다는 사실을 지난 4월 청와대를 그만둔 뒤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정윤회씨와 회합 내용이 담긴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3명의 비서관들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