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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오랜 단골 … 문건에 적힌 기간엔 온 적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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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Y중식당. ‘정윤회 동향’ 문건에서 정씨가 청와대 비서관 등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던 곳으로 지목된 J중식당의 대표 김모씨가 2012년까지 운영했던 식당이다. Y중식당은 탤런트 고(故) 장자연씨가 기획사 대표로부터 소개받은 유력 인사들과 식사를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장혁진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5층짜리 J중식당. 박관천 경정이 ‘정윤회 동향’ 문건에서 “정윤회씨와 청와대 핵심 측근들 간 비선 회동이 열린 곳”이라고 지목해 ‘진실게임의 핵’으로 떠오른 곳이다. 그러나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은 일관되게 “간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가 지난 4일 J식당 대표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이유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강남에서 2012년까지 운영했던 또 다른 Y중식당에 정씨가 자주 들렀던 단골이어서 얼굴을 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께 J중식당을 개업했다. Y중식당은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고(故) 장자연씨가 기획사 대표로부터 소개받은 유력 인사들과 식사를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Y중식당에 전 부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 등 가족과 가끔 식사를 하러 왔다고 한다. Y중식당 직원은 본지 기자에게 “지난해 여름까지는 정씨가 3개월에 한 번씩 가족과 함께 왔었는데 그 뒤로는 못 본 것 같다”고 했다. 정씨가 김씨의 새 중식당에서 ‘십상시(十常侍)’ 모임을 했다는 게 박 경정의 문건 보고 내용인 셈이다.

 그러나 김씨는 문건 내용을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정씨가 문건에 나온 기간(지난해 10~12월)을 포함해 최근 J중식당에 온 적이 없으며, 정씨가 가족이 아닌 일행과 회동을 한 것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얼굴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한다. J중식당 직원들도 “정윤회씨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검찰은 김씨 진술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씨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청와대 측 고소인 8명의 통신기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 정씨와 이 비서관 등이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았는지는 물론이고 위치정보까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 압수수색 때 확보한 J중식당 내부의 폐쇄회로TV(CCTV)와 예약자 명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문건에서 이 모임의 연락책으로 거론된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을 지난 4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의 증거물 분석은 이르면 다음주 초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와 청와대 인사들이 J중식당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회동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시기와 장소가 다르더라도 모임 자체가 확인된다면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 관계자는 “문건에 기재된 장소와 관계없이 실제 회합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정·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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