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우리가족 아주 특별한 휴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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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3일 정신지체장애우 근로시설인 경기도 강화 ‘우리마을’을 찾은 SK텔레콤 박영주(35.(左))씨 가족이 장애우들과 함께 야생화 화단을 가꾸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강원C&A망 운용팀 박영주(35)씨는 올 여름 색다른 휴가를 보냈다. 11일부터 2박3일 동안 정신지체장애우 시설인 경기도 강화 '우리마을'로 가족자원봉사캠프를 떠났던 것. 출발 전 아내는 "아이들이 어린데 괜찮겠느냐"며 걱정스러워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일곱살, 네살된 두 딸이 어른들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어른 장애우랑 손을 잡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가 하면, 황토 염색 체험활동을 함께하며 신나 했다. 박씨는 "회사일로 매일 집에 늦게 들어가다 보니 아이들이 엄마만 좋아했는데 캠프를 하면서 아빠와 친해졌다"며 "아이들에게 봉사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참가했는데 가족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18~23일 한국해비탯이 강원도 삼척에서 진행한 번개 건축자원봉사에 엄마와 함께 참여한 유지한(한국외대부속외고 1)군도 가족 봉사의 기쁨을 톡톡히 누렸다. "봉사보다 배운 게 더 많은 값진 경험이었다"는 유군은 "기숙사 생활을 하느라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적었는데 엄마와 1주일 동안 함께 땀흘리며 공동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엄마 최난희(45.서울 흑석동)씨도 "아이의 사고 방식이나 체력이 어떤지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봉사도 하고, 가족애도 다지는 1석2조의 가족자원봉사 프로그램이 가족 여가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휴가철은 다 지난 것 아니냐며 아쉬워하지는 말 것. 주5일제로 늘어난 휴일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표 참조>

월 2회 '민들레가족봉사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YWCA의 천현주 간사는 "가족자원봉사활동은 가족문화와 사회문화를 함께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자원봉사 형태"라며 "첫 가족봉사활동을 해보려 한다면 노인 대상 봉사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이 참가할 만한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을까. 서울자원봉사 홈페이지(www.volunpia.or.kr)나 인터넷자원봉사은행(www.biv.or.kr) 등에 가면 자원봉사가 필요한 곳과 자원봉사 희망자를 적절히 연결해준다. 구청 등 각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봉사프로그램도 과거엔 중.고교생이나 주부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족끼리 안 쓰는 물건을 갖고 나와 팔면서 수익금은 기부도 하는 '아름다운 나눔장터'(www.flea1004.com)나 '아름다운 가족 캠페인'(www.beautifulstore.org)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또 서울시는 가족 단위로 주말이나 휴가 기간을 이용해 공원을 정비하는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가 희망자는 전화(02-843-4615)나 서울시 공원 홈페이지(park.seoul.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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