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취약계층 근로 안정 위해 고용기간 제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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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 인력운용의 유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기권(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된 정부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4일 서울 여의도 4일 서울 여의도 CCMM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관련 토론회 축사를 통해서다. 이날 축사는 당초 고영선 차관이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기권 장관이 자청해서 축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날 축사는 행사 직전까지 이 장관이 직접 다듬었다. 각 실국에서 두루뭉실하게 올린 초안을 모두 뜯어고쳤다. 작심하고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향을 털어놓았다는 얘기다.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정규직 과보호 해소, 근로시간 축소와 임금체계 개편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 방향의 종합판이다. 이 장관은 “”중장년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들은 고용기간 제한(2년)과 상관없이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계층만이라도 고용기간 제한을 풀자는 뜻이다. 노동계의 반대를 의식한 듯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업무에는 비정규직 남용을 규제하고, 단기계약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고 문제와 관련, 이 장관은 “업무성과가 낮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직업훈련과 전환배치 같은 고용유지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도저히 고용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기준과 절차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은 줄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장관은 “휴일근로와 연장근로를 통합해 근로시간 총량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40시간을 기준으로 당사자가 합의하면 주당 12시간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주말·휴일근로 16시간을 합하면 최대 68시간까지 일한다. 이를 주 52시간으로 줄이자는 뜻이다. 대신 “수요변동이나 직무특성에 따라 탄력근로와 재택근무, 재량근로로 유연하게 운영토록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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