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재건" 마이웨이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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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디즈니의 아이거 차기 회장 내정자가 지난달 홍콩 디즈니랜드를 방문해 미키마우스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통의 명가 디즈니를 재건하기 위해서라면 구시대를 청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22년간 월트디즈니를 이끌어 온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63)이 퇴진하며 후계자로 지명한 로버트 아이거(54) 사장이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아이스너 회장은 1984년 디즈니에 합류한 뒤 일본. 유럽 등에 디즈니 파크를 개장하고, ABC와 미라맥스 등을 인수NYT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확장을 통해서 재임 기간 중 매출액을 18배로 늘렸다. 그러나 '전제 군주'로 불릴 정도로 독선적인 경영방식 탓에 월트 디즈니의 조카인 로이 디즈니를 비롯한 창업주 가족과 분쟁을 겪은 끝에 오는 9월30일자로 퇴진한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후임 회장으로 선임된 아이거 사장은 아이스너 퇴진 발표 후 '후계자'라는 지적에도 불구, 5개월간 구시대의 유산을 일소하는데 주력해 "아이스너의 실책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 드림웍스가 '슈렉'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동안 제휴사인 픽사 등과 결별해 변변한 히트작을 내지못했던 아이스너 회장과 달리 그는 디즈니 재건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두 차례나 픽스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직접 찾아가는 정성을 들인 끝에 우호적인 관계를 회복했으며, 현 경영진에 반발해 소송을 걸었던 창업주 일가와도 오랜 협상 끝에 소송을 취하하게 만들었다. NYT는 이에 대해 "아이거가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이제부터"라며 "올 가을 개봉하는 신작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은 그의 능력을 평가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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