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295) - 곰보자국 없애려면(11) 함기선 <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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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에서 천연두가 완전히 없어진것은 이미 15년전으로 WHO에서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있다. 따라서 15세이하에서는 천연두의 후유증인 곰보자국을 갖고있는 어린이가 없는 셈이다.
그대신 청년층에서 여드름 자국때문에 성형외과를 찾는일이 늘고 있다.
4, 5년전 32세의 국민학교 남선생님이 진찰실을 찾은적이 있다. 어렸을때 앓은 천연두로 얼굴에 곰보자국이 남아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못줄뿐만 아니라 아직 결혼도 못했다는 호소였다.
원래 흉이란 상처나 염증이 피부층의 어느 깊이까지 침범할때 생긴다. 즉 진피층의 3분의2까지 상처나 염증이 침범되면 치료가 됐더라도 흉이 남게 된다.
화상에서는 2도이상의 화상을 입었을때 진피층까지 침범되어 치료후라도 반드시 흉이 남게 된다.
곰보자국이나 얼굴의 흉을 없애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흉의 깊이와 범위가 큰 경우로, 이럴 때는 그 부위를 절제한 다음 예쁘게 봉합해줌으로써 어느정도까지 좋은 효과를 얻을수 있다. 큰 교통사고의 후유증등은 대부분 이 방법으로 성형하게 되지만 곰보자국같이 얼굴전체에 여기저기 많은 흉이 있을때는 시행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둘쨋번 방법으로는 박피술로 가장 흔하게 이용되고 있다. 박피술은 금속으로 된 브러시나 샌드페이퍼를 모터에 연결, 회전시켜가면서 피부를 깎아내는 것으로 요즘은 금속브러시를 많이 쓰고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조금만 많이 깎아내도. 새로운 흉이 생기고, 또 좀 덜 깎아내면 성형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세심한 기술이 요구된다. 박피술은 피부를 깎는 것이므로 입체적으로 생긴 얼굴을 완전히 일정한 깊이로 깎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때문에 곰보자국등을 박피술로 제거할때는 한번의 수술로써 만족한 결과를 얻기 힘들고 두번·세번씩 반복해 받게 된다.
박피술을 받았다고 어떤 곰보자국에서든지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원상대로 재생되는데는 피부속에 있는 땀샘·피지샘·털구멍등이 작용을 해야하는데 곰보자국이 아주 깊이 침범된 사람들은 이런 기관들이 파괴되어 피부재생능력이 감소되어, 있으므로 수술후도 어느 정도 흉터가 남게 된다. 따라서 박피술로 효과를 볼수있는 경우는 우선 그 흉터의 깊이가 깊지 않아야한다. 얕은 곰보자국에서는 박피술로 90%이상이 만족한 결과를 얻을수 있다.
그러나 흉터가 깊을 때는 수술후 오히려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수술을 받기전에 전문의사와 상의, 우선 시험적인 박피술을 받아본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전체적인 시술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순서가 된다.
앞에서 얘기한 선생님의 경우는 비교적 깊은 흉터가 아니어서 방학때마다 6개월간격으로 3번의 박피술을 받아 정상인과 똑같지는 않으나 흉은 몰라볼만큼 좋아졌다. 박피술을 받을때는 한번에 대략 7∼10일간을 입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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