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던 '한 우물 경영' 지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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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핵심사업에만 주력하는 '한 우물 경영'은 신생기업에나 적당한 전략이며, 산업 수명이 짧고 산업간 융합이 활발한 요즘에는 포트폴리오 전략(사업다각화)이 더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다시 생각해 보는 한 우물 경영'이란 보고서에서 "한 우물 경영을 하는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성공할지라도 초우량 기업의 반열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 우물 경영이 더 우월하다는 '신화'는 1982년 맥킨지의 톰 피터스 등이 출간한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주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기업들에 주문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요 사례로 분석한 43개 우량 기업들 가운데 30%가 넘는 14개 기업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재정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 시어스는 몰락했고 할인 유통의 기린아 K마트도 무너졌다. 필름 시장의 강자 이스트만 코닥과 즉석 카메라로 유명한 폴라로이드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블록 완구의 대명사인 덴마크 기업 레고는 실적 악화로 고전중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한 우물 경영의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한 우물을 파더라도 더 넓게 팔 것▶익숙한 핵심역량을 활용할 것▶독불장군의 자세를 버릴 것▶완벽한 변신을 꿈꿀 것 등 네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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