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과기인 네트워크 구축의 장 만들 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세계적인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한국에 모인다. 제13차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ICWES13)가 26~29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다. 53개국 700여 명의 여성 과기인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 유치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정명희(52.사진) 회장의 공이 컸다. 그는 "제3세계 국가와 선진국 여성 과학기술인들 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서울대회를 유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과학기술계가 남성 위주여서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 간 적극적인 교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엔 '세계 원자력계의 대모'로 불리는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의 린다 킨 위원장을 비롯해 노벨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케냐 여성생명공학포럼의 노라 올램보 단장 등 저명한 여성 과기인들이 대거 참석해 강연과 토론을 한다. 1964년 미국에서 처음 열린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는 이후 3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 개최국이 됐다.

정 회장은 2003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에 취임한 뒤 대덕단지에 첨단보육시설 유치하는 등 여성 과기인들이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 왔다.

그러나 그는 아직 우리나라의 여성 연구환경은 선진국 수준을 100점으로 봤을 때 60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외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여성 과기인들이 귀국해 육아.가사 등의 부담으로 인해 연구활동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79년 이화여대 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필립스마르부르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화학연구원 생명의약연구부 중추신경계연구팀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