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 영하 30도 냉동공기 … 1주일 더 춥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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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뚝섬 한강공원 선착장에 2일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기상청은 오늘(3일)도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져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김경빈 기자]

초겨울 한파가 매섭다. 2일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영하 8.2도를 기록했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수도권 지역 출근길의 체감온도는 영하 15도까지 곤두박질쳤다. 강원도 대관령은 아침에 영하 13.9도, 춘천은 영하 8.9도까지 떨어져 꽁꽁 얼어붙었다. 대설경보가 내려진 제주도 산간 지역에는 20㎝ 안팎의 많은 눈이 내렸고 한라산은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3일에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리겠다. 충청·호남과 영남 서부 내륙에는 종일 눈 또는 비가 내리겠고 서울과 경기도 남부, 강원도 영서에는 새벽부터 낮 사이에 눈이 내려 불편한 출근길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전북·제주도 산간 5~10㎝(많은 곳 15㎝ 이상), 경기도 서해안과 남부 내륙·전남 3~8㎝, 서울·강원도 영서 남부·전남 남해안 1㎝ 안팎이다.

 전국에 몰아닥친 이번 추위는 쉽게 물러가지 않고 일주일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5~6일에도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7도까지 떨어지겠고 다음주 화요일인 9일 낮부터 서서히 풀려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12월 초순 서울의 최저기온 평년값은 영하 1.6도다.

 겨울에 접어들자마자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 대신 일주일 이상 맹추위가 이어지는 원인은 뭘까. 기상청 김용진 통보관은 “일본 동쪽 북태평양에 ‘저지(blocking)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한반도 주변 공기의 흐름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지 고기압이 만들어진 원인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강한 저지 고기압 때문에 러시아 사할린 부근에 중심을 둔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저기압이 통과한 후면으로 북서쪽에서 대륙 고기압이 확장, 북한 상공 5㎞에는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 덩어리가 내려와 있는 상태다. 고기압 사이에 끼여 있는 사할린 부근의 저기압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북쪽의 한기(찬 공기 덩어리)를 남쪽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반도 북서쪽에는 고기압이, 한반도 동쪽에는 저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기압 기울기도 가파르게 형성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이다.

 김 통보관은 “다음주 초가 되면 저지 고기압도 어느 정도 세력이 약해지고 기압계 흐름도 다소 빨라지면서 추위가 서서히 물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춘천·제주=이찬호·최충일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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